새로운 집 적응기
새로운 집으로 온 둥둥이는 일주일도 안되어 본능적으로 모든 것에 적응한 모습을 보여줬다. 둥둥이의 적응 속도에 비해 오히려 내가 적응이 늦었던 게 아니었나 싶다.
유주택자 둥둥이
둥둥이가 쉴 수 있는 숨숨집(고양이가 숨어서 놀 수 있는 집 모양 공간)을 마련해주었다. 고양이는 본능적으로 숨을 수 있는 공간, 푹신한 곳을 좋아한다고 한다. 건물주가 된 둥둥이는 기분이 좋았는지 집 꼭대기부터 올라가 전망을 살펴보았다. 이후 졸리면 꼭 숨숨집으로 들어가서 자는 모습을 보여줬다.
화장실 적응기
임보자로부터 받은 작은 플라스틱 통을 임시로 화장실로 사용하여 모래를 채워주었다. 누가 가르쳐주지도 않았지만, 스스로 알아서 모래에 쉬를 하고 본능적으로 모래를 덮는 기특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 후 큰 화장실로 바꿔주자 마음에 들었는지 곧바로 들어가 영역표시를 해주었다. 스스로 화장실 가리는 방법을 배우는데 몇 년이 걸리는 사람에 비하면, 고양이의 본능은 참 신기하다.
둥둥이의 배꼽시계
둥둥이는 아기 때부터 사람 음식과 자기가 먹어도 되는 음식을 잘 구분하였다. 코를 킁킁 거리며 냄새를 몇 번 맡아보면 자기 밥인지 구분을 하였다. 아기 고양이용 습식 사료와 건식 사료(로얄캐닌 키튼)을 먹였는데, 특히 건식 사료를 물에 불려주면 가장 잘 먹었다.
아침이 되면 배가 고픈지 꼭 침대 밑에 와서 ‘빼애액’하고 날 깨웠다. (이 때는 침대가 너무 높아 둥둥이가 올라오지 못 했다.) 신기하게도 매일 비슷한 시간에 깨웠던걸 보면 둥둥이의 배꼽시계는 꽤나 정확한 듯하다.
그렇게 둥둥이는 금세 적응하여 가족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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