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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나 Jan 22. 2024

16. 도서관이 싫다는 너에게

역시 책은 강요하는 게 아니야!

어려서는 보통, 대부분!

책을 좋아합니다. 아닐까요?


제가 다니는 초등학교를 기준으로 보면 초등학교 2학년까지는 평균적으로

책과 도서관을 좋아하고요.

3학년 이후부터일까요?

사서교사들 사이에선 위기의 3학년이라고 하는데

그림책과 동화책 사이에서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하다가

책과 멀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림책을 읽기엔 너무 아기 같고(학생들은 대부분 본인이 그렇게 보이는 걸 싫어합니다)

그렇다고 동화책으로 넘어가기엔 엄두가 안 나다 보니

이런 과정을 겪으면서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시기를 놓치게 되면

책과 점점 멀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부모님들이 흔히 얘기하는

우리 아이가 어릴 땐 참 책을 좋아했는데,,,, 이 사실과 대게 들어맞습니다.

각설하고


요즘 1학년 친구들과 수업을 하는 중인데,, 수업을 마치고 남는 시간 10분 정도는

자유롭게 책을 읽게 해주는 편입니다.

그러면 대부분의 학생들이 재미있게 책을 고르고 읽곤 하죠

그런데, 딱 한 명 제 의도를 벗어나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책도 안 고르고, 읽지도 않고, 친구들 방해만 하는

처음엔 문제행동을 하는 아이인가 싶어 혼내기도 하고 달래기도 해 보았지만 소용이 없었어요..


그런데 며칠 전 아이가 저에게 말하더군요.


"공부를 시켰어요. 엄마가 공부만 하래요

어렸을 땐 책을 좋아했는데 공부하면서 문제집을 많이 보니까 책이 싫어졌어요

공부 많이 하면 보고 싶은 책을 보라고 하는데

그래서 더 싫어졌어요

그래서 책 고르기도 싫어요,,"


(실제론 위에쓰인 저말대로 한 것이 아니라

앞뒤가 안 맞는 단어문장을 따로 말했는데

요약하자면 저 내용이었습니다)


대체 부모님께서 공부를 얼마나 많이 시켰길래

 아이는 책을 싫어하게 된 걸까요?

이 일을 계기로 저는 오해를 풀고,, 아이에게 맞는 처방을 내렸습니다.


"어렸을 때 책을 좋아했다고 하니까 그럼 선생님 수업시간에 책과 친해지는 연습,, 책 고르기 연습을 하자"


걸음마 떼듯, 처음 책을 읽듯

이 친구에겐 그것부터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면서 어른인 내가 미안하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고요.. 반성 또 반성이 되었습니다.



도서관이 싫다는 그 아이가

책과 도서관을

좀 더 좋아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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