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렇게 FSD에 관심이 많아?
왜 이렇게 FSD에 관심이 많아?
나는 차에 관심이 없는 편이다. 그럼에도 국내 FSD 감독형이 출시되고 유튜브에 올라온 대부분의 리뷰 영상을 시청했다. 최근 들어 FSD 이야기를 많이 꺼내는 내 모습을 본 남편이 물었다.
"왜 이렇게 FSD에 관심이 많아?"
남편의 질문을 듣고 가장 먼저 떠오른 이유는 바로 해당 기업에 대한 나의 관심이 크기 때문이다. 재테크의 기회로서 미래를 바꿀 많은 혁신 기업들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도 있지만, 아이를 낳고 나니 우리 아이가 살아갈 미래 시대를 한 번 더 상상해 보게 된다.
2007년 아이폰이 출시되었고, 2010년 국내에서는 카카오톡이 출시되었다. 같은 해 2010년, 스마트폰을 등에 업고 쿠팡과 티몬 등 이커머스 업체들 또한 출범했다.
그리고 2025년, 감독형 자율주행이 시작되었다.
기술의 변화는 우리 곁에 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한번 파고들면 우리의 일상을 무섭도록 빠르게 바꿔놓는다.
아마 미래의 우리 아이들은 사람들이 운전을 했었다는 사실에 놀랄지도 모른다. 배우 하석진은 감독형 FSD를 리뷰하며 미래 언젠가는 '운전석의 의미가 운전을 하는 사람이 앉았던 자리였다는 것을 배워야 알 수 있는' 그런 시대가 올 것이라 묘사했는데 이 말에 200% 동의한다.
AI native, 그리고 대학무용론
어느새 자율주행뿐만 아니라 휴머노이드 로봇까지 physical AI가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오면서 AI 네이티브 세대를 향한 교육에도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얼마 전 스레드에서 충격적인 글 하나를 접했다. 임신 중인 임산부가 '이비인후과에서 약을 처방받았는데 먹어도 될까?' 질문을 남겼다. 그리고 이런 댓글이 달렸다.
쥐피티한테 물어보고 먹어.
나도 쥐피티한테 물어보고 먹었어.
그렇다. 우리는 이런 시대를 살고 있다. 챗GPT가 우리에게 공개된 지 불과 3년 만에 우리는 쥐피티와 대화하고, 쥐피티에게 내 사주를 묻고, 일상의 많은 것들을 쥐피티와 나누게 됐다. 아마 우리 자녀 세대에게는 AI와 대화하며 노는 것이 더욱 당연하고 자연스러워질 것이다.
이런 와중에 피터 틸은 지속적으로 현 대학교육 시스템이 효율적이지 않다 지적하고, 청년들에게 대학 진학 대신 창업을 택할 경우 창업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팔란티어 기업 차원에서도 대학 졸업생 대신 '고졸 인재'를 채용하여 펠로십을 운영 중에 있고, 이러한 움직임은 다른 빅테크 기업의 인재 채용 기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AI 시대를 너무나도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살아갈 우리 아이들에게는 어떤 교육이 필요한 걸까? 이제 기존의 틀에 박힌 암기에 바탕을 둔 학습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AI에게 물어보면 1초 만에 내가 원하는 정보를 모두 정리해서 알려주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결국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생각, 성찰에 대한 역량을 얼마나 키울 수 있는지가 되지 않을까. 엔지니어라고 한다면 단순히 기술적인 엔지니어가 아닌 이 기술을 통해서 내가 실현하고 싶은 비전이 무엇인지 그 비전을 구체적으로 그리고, 비전의 실현을 강하게 열망하고 있는 엔지니어가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대학은 이제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학벌은 이제 의미 없다'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런 글을 쓰고 있는 나 또한 기성세대의 교육을 받아 왔고, 레거시 학력의 혜택을 누려왔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분명한 건 AI 시대에 필요한 역량을 좀 더 개발할 수 있도록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 한 번쯤 꼭 생각해봐야 하는 시점이라는 점이다.
주어진 숙제를 잘하는 아이로 자라기보다 스스로 호기심을 가지고 생각하는 아이로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자신의 생각을 말로, 글로, 때론 영상 등의 콘텐츠로 잘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아이가 어느 정도 크면 아이와 함께 AI를 활용해서 글도 쓰고, 영상도 만들며 다양한 방식으로 나의 생각을 표현하는 활동을 주기적으로 해봐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AI 네이티브 세대인 아이는 알아서 잘 활용할 가능성이 높으니 나부터 다양한 AI 툴을 시도하고 써보는 걸로.)
[함께 읽기 좋은 글]
(2살 아이를 육아 중인 평범한 워킹맘입니다. 아이의 미래, 부모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며 생각나는 파편들을 기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