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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가에 앉는 마음 Jul 02. 2024

886. Round1 마지막, Kenya AA

실패했더라도 프랜차이즈 커피보다 향과 맛은 좋다.

 마지막 roasting대상 생두는 Kenya kirinyaga AA plus washed로 kirinyaga는 지역명칭이다. Kenya AA는 품질과 향에서 뛰어나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커피 중 하나로 케냐 커피는 크기가 클수록 높은 등급이다. 1 스크린 사이즈는 0.4mm에 해당하며 

■ AA등급: 스크린 사이즈 17~18에 해당(원두크기: 0.4mm*17=6.8mm)

■ AB등급: 스크린 사이즈 15~16에 해당(원두크기: 0.4mm*15=6.0mm)

■ C등급: 스크린 사이즈 13~14에 해당(원두크기: 0.4mm*13=5.2mm)

 크기에 따라 등급분류를 하고는 비겁하게도 크기가 맛과 향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단서를 달아놓았다.

 이번에 구입한 생두 5종 중 제일 작은 생두는 Ethiopia yirgacheffe aricha G1 natural이며 풍미가 가장 뛰어났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같은 품종에서는 크기가 큰 생두가 밀도가 높고 품질이 좋은 듯하다. Costa rica tarrazu pastora SHB EP의 경우에도 고지에서 자란 생두가 밀도도 높고 크기가 커서 품질이 좋다고 분류되니 나라와 지역별 같은 품종인 경우에는 크기가 크고 결점원두 개수가 적은 것이 좋은 원두다. 


 원두 명칭 마지막에 붙은 washed는 커피체리에서 생두를 분리하는 가공 방법을 표기한 것이다. 

■ natural coffee: 커피 체리를 햇볕에서 자연건조하여 황색을 띤다. 생산단가가 저렴하고 친환경적이란 장점이 있다. 스페셜티 커피는 건조 후 4개월 숙성과정을 거쳐 풍미를 올린다. 

■ washed coffee: 체리과육 탈피 후 발효, 세척, 그늘에서 건조 후 4개월 숙성을 거친다. 생산단가가 높고 세척수를 정화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생두 색상은 연녹색에 가깝다.

■ pulped natural coffee: 세척 후 과육이 남은 상태에서 건조하는 방식으로 natural과 washed의 혼합방식으로 아로마가 높아지는 장점이 있다. 


 Kenya kirinyaga AA plus washed의 cupping note는 캐러멜, 오렌지, 자몽, 브라운 슈가, 대황(대황이란 식물을 처음 알았다. 건조한 산지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 풀로 뿌리는 약재 또는 염료로 쓰인다.)이며 로스팅 포인트는 city로 중간갈색을 띄게 볶아내야 한다. 이 원두는 향, 산미, 바디감, 뒷맛 등이 균형 잡혀 있다.

 로스터를 220도로 예열하고 200g을 투입했다. 연한 갈색으로 변해 온도를 20도 정도 낮췄더니 시간이 경과해도 popping이 일어나지 않아 온도를 다시 올렸다. 실험적인 온도조절로 인해 실패가 예견된다.

 3일 숙성 후 맛을 보았더니 산미가 있고 약한 바디감이 있다. 덜 볶았기에 가벼운 맛이며 고유의 캐러멜과 브라운 슈가 맛 때문인지 몰라도 끈적한 느낌이다. 단 cupping note에 기재된 과일향은 부족하다. 핸드 그라인딩할 때는 향기가 있었으나 맛으로 느끼기에는 약하다. 약한 바디감은 끈적함에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도 있다.


 로스팅 독학을 시작하며 생두 5종, 7kg을 구입했다. 5종의 원두를 한 번씩 roasting 하면 one turn을 끝낼 수 있으나 Guatemala huehuetenango SHB EP를 두 번 볶았다. 6번의 연습을 한 것이다. 한 번은 태웠고 5번은 덜 볶았다. 마루타 역할을 하는 아내는 아주 망치지 않아 다행이라고 하지만 평가가 온정적이었다.

 프로들인 지인의 로스팅실력을 비슷하게라도 흉내 내려 해도 상당기간이 소요될 듯하다. 하지만 로스팅 연습을 하며 공부했고, 실패했지만 로스팅과정을 기록으로 남긴 것만으로도 눈에 보이지 않는 실력과 기술이 향상된 것이기에 만족한다.

 원두 7Kg을 구입했으므로 약 30번을 로스팅해야 하며 300잔의 커피를 내려야 한다. 로스팅 30번은 6 turn에 해당하니 그 정도 하면 기술이 향상되어 먹을만한 커피가 볶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실패한 원두가 너무 많아 당분간 로스팅을 쉬어야 한다. 실패했더라도 프랜차이즈 커피보다 향과 맛은 좋다. 커피를 내리고 마시면서 실패원인을 곱씹어봐야 한다. 


주의 및 경고 1: 커피에 대해 일자무식인 생초보가 좌충우돌하며 로스팅하는 이야기이므로 따라 하면 무조건 실패한다.  

주의 및 경고 2: 로스팅은 생각보다 번거롭고 시간이 소요된다. 취미를 붙이지 못할 때는 로스팅된 원두를 구입하는 것이 맛있고 저렴하다. 

주의 및 경고 3: 앞으로 계속되는 커피이야기는 전문적이지 못하므로 커피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은 전문서적 구입 또는 전문 학원을 다니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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