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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가에 앉는 마음 Jul 14. 2024

891. 잠들기 전에 읽는 쇼펜하우어(2)

(예저우著, 오렌지연필刊

 기억하기 어려운 서양 이름으로 인해 서양철학을 좋아하지 않으나 이 책에는 서양 이름이 등장하지 않아 다행이다. 또한 예시도 중국 고사가 자주 등장한다. 저자가 중국인이기에 쇼펜하우어를 중국 내지 동양적으로 풀어낸 듯하다.

     

기대치가 낮을수록 더 행복해진다.

 인간에게 욕망은 고통의 근원이다. 욕망은 영원히 채울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상적인 상태에서 멀어질수록 자연스레 욕망과 가까워진다. 우리는 자주 이상과 욕망 사이에서 길을 잃는다. 그러고는 욕망을 이상으로 착각한다. 이는 가끔 욕망과 이상이 線(선) 하나 정도의 차이로 가까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욕망은 감성적인 것이고, 이상은 이성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인이 이해하고 있는 행복은 바라던 목표의 실현이다 하지만 쇼펜하우어 시각에서 목표달성은 고통의 근원이었다. 쇼펜하우어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항상 사악한 악마의 유혹을 받고 있는 것 같다. 악마는 욕망의 환상을 통해 우리에게 고통 없는 상태를 포기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고통 없는 상태가 진정으로, 그리고 최대로 행복한 건 맞다. 하지만 불행을 피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대단히 행복해지기를 바라지 않는 것이다.’


 누구나 남들보다 나은 삶을 원한다. 특히 주변과 자신의 상황을 대비할수록 욕구가 강해진다. 예컨대 ‘나에게도 커다란 집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인생에서 비교는 금물이다. 쇼펜하우어도 ‘만약 타인과 비교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자신이 얻은 것 덕분에 행복해질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인간관계에서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라

 사람은 고슴도치처럼, 지나치게 가까이 다가가면 서로를 찌르게 된다. 사람 간의 거리가 너무 멀어도 추위를 느낀다. 그래서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야 하는 것이다.


 친밀한 관계일수록 마찰과 갈등은 더 쉽게 일어난다. 연인관계에서도 그러한데, 친구나 타인사이에서는 오죽할까. 상대방을 깊이 알수록 오히려 상대 결점을 숨김없이 폭로하는 지경에 이를 수 있다. 감정이든 영혼이든, 누구에게나 절대 건드려서는 안 되는 영역이 있다.

 쇼펜하우어는 이렇게 지적했다. ‘이 세상은 죄악에 빠져있어 야만인은 서로 잡아먹고, 문명인은 서로를 질시한다. 이것이 소위 사회 풍조라는 것이다. 현명한 사람은 불을 쬘 때 불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을 안다. 불에 가까이 다가가 불에 덴 사람은 한랭한 고독에 자신을 밀어 넣고는 자기에게 화상을 입힌 불꽃을 큰소리로 원망한다.’


자신의 행복을 찾자

 살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부자들의 삶을 부러워한다. 행복은 물질이 받쳐줘야 비로소 충족될 수 있다는 그릇된 생각을 버리지 못해 많은 이가 물질적으로 풍족한 삶을 좇게 되었다. 하지만 부자들의 실상은상상과는 전혀 딴판으로 돈이 많다고 반드시 행복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일반 사람보다 더 경박하고 고통스러운 삶일 수 있다. 행복은 물질과 무관할 때가 많다. 오히려 내면의 평화와 만족에서 오는 경우가 더 많다.


만족할 줄 알아야 행복해진다

 우리는 가진 것에 신경 쓰기보다는 갖지 못한 것에 자주 집착한다.

 누구든 남과 비교당하면 기분 좋지 않다.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자신을 비교대상으로 삼는 타인을 위해 사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그러므로 타인이 가진 것만 바라보며 자신에게 고통을 주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자주 ‘저 사람의 무엇을 좀 봐!’, ‘너는 저 사람의 어떤 점을 배울 수는 없는 거니?’라며 비교하는 말을 자주 듣는다. 비교당하면 기분 나쁜데도 많은 사람이 자기도 모르는 새 타인과 비교하며, 자신의 형편이 그보다 나쁘면 우울해한다.


 비교는 자신을 더욱 고통으로 몰아넣을 뿐이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어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얻지 못한 것과 원하는 물건에 집착하느라 행복하지 못하다. 사람은 평생 있는 힘껏 내달리며 살아도 죽은 후 몸을 누일 정도의 땅밖에 얻지 못한다.

 자신과 자신이 가진 것을 위해 행복하려면, 이 두 가지에 모두 만족해야 한다. 그러면 행복을 찾으러 굳이 멀리 떠나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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