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새벽 3시 언저리, 동 트기 전
밤이 지나기에도
그렇다고 아침이 오기에도
애매할 뿐인 시간
어제와 오늘-그 미세한 시간의 틈새에서
눈 한 번 깜짝, 그 1초간 동안
어머니가 달아놓으신
아날로그 시계의 추는
파르르 흔들리며
수십 번 후회하고,
수십 번 진동하다가,
이내 앞으로 나아간다
드디어 곧 서른 개의 초를 모두 키고
그 밤을 지나게 되는 나는
이 새벽과 같이 어딘가 어설프고
아직 영글지 않았다
1초 동안 초 하나.
초 하나에 년 하나.
라디오에 노이즈가 인 것처럼
시계 소리에 맞추어
잡념 속에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삶을 반추하는 지금.
새로운 초를 밝혀 줄 태양이
성큼성큼 다가오길 기다리며
짧지만 긴
새벽.
생의 삼십 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