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사의 탑-4

by 이차원

한편, 같은 시각 마을에서 부모님이 운영하시는 옷가게로 걸어가고 있던 카밀라는 여기서 좀처럼 보기 힘든 한 생물을 보았다.


"... 고양이?"


한 마리 고양이가 운하의 수로를 따라서 우아하게 걸어가고 있었다. 멍하니 그 광경을 보고 있던 카밀라는 불현듯 저 고양이가 이름을 발음하기도 힘든 그 사람, 차원이 말한 그 고양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름이 뭐랬더라. '토'였나, '코'였나. 아무튼. 그녀는 고양이 쪽으로 다가가서 손을 가볍게 흔들었다. 그러자 그 녀석은 의레 고양이들이 그러듯이 슬쩍 이곳을 바라보고는, 이내 피아노 건반을 누르듯 가볍게 톡톡 튀어서 그녀의 반대 방향으로 뛰어가 가만히 그녀를 바라보았다.


"으음.. 이거 곤란한데..."


카밀라는 저 앞에 있는 상가 쪽을 한 번 힐끗 바라보았다. 저기 있는 아주 맛있는 생선 튀김 가게만 지나가면 옷가게가 있을 터였다. 그녀가 잠시 고민에 빠진 사이, 고양이가 그녀 쪽에서 시선을 돌려서 반대로 아까처럼 우아하게 걸어가기 시작했다.


"... 아, 얘. 기다려! 아이 참. 에라, 모르겠다!"


출근을 땡까먹은 말괄량이 옷가게 주인의 딸과 어딘가 좀 이상한 고양이의 기묘한 동행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 사실을 알리 없는 차원과 해리는 여전히 탑에서 헛수고를 하는 중이었다.


".. 맥켈리 선생님!"


에밀리라고 불린 수습 마법사 소녀의 표정이 밝아졌다. 그녀는 마치 학생이 선생님에게 고자질하듯이 이 수상한 침입자들에 대한 얘기를 쏟아냈다. 물론 차원이 했던 말은 꼭 필요한 만큼만 전하고, 해리라는 난봉꾼에 대한 그녀의 감상이 무척이나 많이 들어가 있는 감정적인 보고였다.


'저거 가지고 알아들을 수가 있으려나.'

"아니, 내가 언제 위협을 했습니까!"


차원은 옆에서 또 흥분하려는 해리를 가벼운 중력 마법으로 억누르며 마법사 사제 쪽을 흘낏 바라보았다. 맥켈리라 불린 중년의 여마법사는 팔짱을 끼고서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더니, 정리가 된 듯 등 뒤에서 지팡이를 꺼내 바닥을 향하게 세우고서는 이쪽으로 한 두 발자국 걸어왔다.


'이야기는 들어보겠지만 경계는 풀지 않겠다는 거군. 훌륭한 대처다.'


해리는 입을 다문채 약간 뻣뻣하게 굳어서 차원의 뒤로 왔다. 역시 겁이 많은 친구였다. 차원 역시 목에 걸고 있는 목걸이에 왼손을 갖다 댄 채 오른손을 살짝 앞으로 든 채 그녀를 마주 봤다. 앞에서 느껴보니 맥켈리가 풍기는 마력의 분위기가 에밀리의 느낌과는 확연히 다른 것이 느껴졌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우리 쪽의 마법사가 당신의 소환수를 데려갔다는 말인 것 같은데, 증거가 확실히 있는 건가요? 아니라면 무단 침입으로 그에 합당한 대가를 치러야 될 겁니다."

'대가라.. 만만치 않은 사람이군 그래.'


등 뒤에서 해리가 그의 옷을 꽉 잡는 것이 차원에게 느껴졌다. 차원은 정신을 똑바로 차리려 노력했다. 잘못하면 여행 와서 얼굴에 파이어볼을 맞은 마법사로 마법사 커뮤니티에 박제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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