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사의 탑-3

by 이차원

공원의 한 구석에는 중세시대 고딕 성처럼 생긴 탑이 하나 있었다. 해리와 차원은 눈을 마주치고 조용히 끄덕인 뒤 새들의 눈을 피해서 살금살금 걸어 그곳으로 들어갔다. 어쩐 일인지 문은 살짝 열려 있었다. 차원은 쉽게 그 사이로 들어갈 수 있었지만 덩치가 훨씬 큰 헤리는 소리를 안 나게 하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다가, 가까스로 차원이 당겨줘서 들어갈 수 있었다. 약간 끼익 거리는 소리가 났지만, 탑 내부에서 음악 소리 같은 것이 들려오고 있어서 큰 상관은 없어 다행이었다. 안으로 들어오니 내부는 바깥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더 컸다.


"와.. 뭐야, 고급 호텔 같은데."

"조용히 좀 해 헨리."


이제는 카밀라의 마음을 알 것 같은 차원이 한 마디 하긴 했지만, 굳이 핸리의 호들갑이 아니어도 문외한인 그가 보기에도 인테리어가 꽤 멋져 보였다. 밖에서 봤을 때는 좀 스산하다고 생각했는데, 안은 생각보다 고풍스러움에 가까웠다. 넓은 공간을 두리번거리며 지나 한쪽으로 들어가니 프런트 데스크 같은 곳이 보였다. 다른 직원들은 없었고, 견습 마법사처럼 보이는 꼬마가 하나 앉아 있었다. 차원은 헨리에게 저쪽으로 가서 말을 걸자는 눈짓을 했다. 그때,


"거기 누구십니까-!"

"?!?!"

"....!"


꼬마 마법사가 이쪽을 비장한 표정으로 보고 있었다. 중학생정도 돼 보이는 여학생이었지만 눈빛이 예사롭지 않았다. 투명 마법이 풀린 것 같지는 않은데, 어떻게 알아챈 거지? 그 녀석을 보자 긴장이 풀어졌는지, 해리가 차원의 등을 벗어나 자신만만하게 앞으로 갔다. 해리의 손에서 나온 땀 때문인지 차원의 등이 축축했다. 저 녀석은 덩치도 크면서 왜 이리 겁이 많은 거야? 그나저나 한 번 속여보려고 가는 것 같은데, 저 꼬맹이 보통이 아닌 것 같던데 되려나.


"이봐, 꼬마야. 여기 어른 안 계시니? 우리는 다른 탑에서 초대를 받아 온 마법사인데 말이야-"

"거짓말하지 마세요. 경비병!!!!"

"어어, 아니 잠깐 우리말로-"

"초대받은 사람이 누가 투명 마법을 쓰고 들어와요! 다가오기만 해 봐, 아주 머리카락을 다 태워버려 줄 테니까. 경비병!!!


후우. 저게 될 리가 없지. 상황을 어지럽게 만드는 데는 일가견이 있는 녀석이었다. 차원은 조심스럽게 앞으로 가서 정중히 물었다.


"죄송합니다, 마법사님. 일행이 당황을 해서 실례를 한 모양이네요."

"... 가까이 오지 마십쇼! 그쪽도 한 패 아닙니까?"

"아니, 한패라니. 거 참, 말이 심하.."

"가만히 있어 헨리. 투명 마법을 쓰고 무단 침입을 했던 건 사과드립니다. 다만,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어서요. 제 강아지를 여기 소속 마법사가 가져갔다는 증언이 있었어서 이렇게 실례를 무릅쓰게 되었습니다."


완전히 경계를 푼 것은 아니었지만, 차분한 차원의 설명에 견습 마법사는 일단 진정한 것으로 보였다. 그때, 뒤에서 다른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에밀리, 거기서 뭐 하고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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