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전야
요즘 부쩍 취향 저격인 개그 메이트와 만나 살며 웃을 일이 늘었다. 빵빵 터지긴 하는데 이게 사랑 콩깍지가 작용을 한 건지 아닌지. 그거야 사랑을 빼야 알 수 있으니 답을 알 길이 없고.
다른 것보다 생각의 흐름이 비슷하니 그의 개그 이치를 따라가는 게 쉽고 더 빨리 반응이 온다.
그래서 누가 더 웃기는지에 대한 진지한 토론을 한 적이 있는데 나는 호환성을 들이밀었고 그는 이 경쟁의 취지를 들이밀었다.
더 많고 다양한 사람을 웃길 수 있느냐, 와 결국 우리의 토론이니 우리 내에서 웃음을 유발한 것이 의미가 있다는 주장.
뭐가 됐든 서로의 개그 기준에 대해 이러쿵저러쿵하는 것이 재밌었다. 서로에게 뛰어난 개그 분야가 있다는 결론을 내려했으나, 몸개그와 언어 개그를 분류하다가 또 틀어졌다.
개 짖는 소릴 내며 왈왈, 하면 그게 몸 개그인가 언어개그 인가?
나는 몸개그라 생각했고 그는 언어개그라 주장했다. 소릴 냈으니까. 난 내가 웃은 것은 짖는 모양 소리 표정 때문이니 몸개그라 했다.
아주 첨예한 갈등의 순간이었지 뭔가.
많은 사람에게 설문을 돌리고픈 마음까지 들었다. 애초에 언어개그 몸개그라는 분류 체계가 분명치 않지만.
쨌든 한 가지 어처구니없는 주제로 괴이한 토론을 장시간 이어갈 수 있음은 기쁘다.
그의 개그감은 대체로 표정, 말투, 설명이 필요 없는 아주 짧고 반응적인 무언가로부터 오는데... 나 스스로는 굉장히 인정하는 바이다.
내가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분야기도 하고. 그러니 그가 자부심을 갖고 자신의 분야가 몸개그라는 걸 인정하길 바라며 이 시답잖은 기록을 써본다.
부디 몸개그에 자부심을 갖고 정진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