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를 누르고 머릿속의 정리되지 않은 아무 생각을 휘갈기고 나면 한결 가볍게 정리된 나를 만날 수 있다.
친구와 잔뜩 수다 떨고 나서 느끼는 그 후련함과도 비슷 하나, 요즘은 글쓰기를 통해 잔뜩 떠들고 나서 그런지 수다에 대한 욕구가 줄었다.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는 건 재밌지만, 직업적으로 듣는 시간이 늘어서 일까 글로 생각을 풀어내는 쪽이 여러모로 속 편하다 느낀다.
가끔은 입을 떼어 얘길 시작하다가 멈추게 되기도 한다. 글쎄 입 밖으로 나가서 기능할 이야기에 미처 힘을 실어주지 못한 탓일까.
지금 이 순간에 서서 나를 보면 내 인식 속 나와 조금 바뀌어 있는 것도 같다.
갑자기 수다도 에너지란 생각이 들었다. 듣고 집중하고 말하고 모든 순간에 에너지를 얼마나 쓰고 있는지, 잉여에너지가 많던 나라 그간은 잘 깨닫지 못했다.
아프면서 입이 닫히고 듣다가도 집중이 흐려지는 경험, 나아가 잘 안 들리기까지 하는 상황에 당황스러웠다.
에너지 탱크가 가득 차 있을 땐 수압도 세다가, 얼마 남지 않았을 땐 쫄쫄 흐르지 않던가.
'기 빨린다'는 표현을 쓰는 사람들은 그간 이런 경험을 해왔는지도 모르겠다.
자꾸만 허기진다는 느낌이 들어 음식을 찾게 된다.
더 동기부여를 해서 에너지 풀충전을 해야겠다. 다시 수다 에너지로 동력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