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종종 생각하곤 하는 것들 중 폰 배터리와 불안의 상관관계가 있다. 배터리가 적은 채로 잘 다는 사람들 중 대다수가 불안이 낮은 듯하다. 언제나 보조배터리를 챙겨 다니고 완충한 폰을 가지고 다니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불안도가 높은 것으로 관찰된다.
나 스스로는 나를 불안이 낮은 사람으로 보는데, 위 가설이 맞아떨어진다. 나는 충전도 잘 안 하고 배터리가 적어도 20프로 전까지는 그러려니 한다. 무려 지갑도 교통카드도 안 가지고 다녀서 폰이 없으면 어디도 못 가면서. 가끔 참 대단하다 싶다.
그런 나도 20프로 아래로 떨어지면 조금 불안이 작동한다. 핸드폰이 꺼지면 뭘 살 수도 없고, 이동을 할 수도 없고, 심지어 충전을 하러 어디 들어가려 해도 결제를 해야 하는데... 그야말로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 된다.
몇 번 그 괴로운 상황을 겪고 나서 최대한 피하려고 하지만 습관이란 참 무섭고 속 편한 사람은 특히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오늘도 또 21프로에 반짝이는 폰을 들고 열심히 글을 쓰고 있는 나. 아직까진 어떻게 되겠지 싶은 마음이 크다.
폰 배터리 몇 프로부터 불안해지나요? 이건 의외로 사람의 불안을 잘 측정해 줄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고 나면 조금 더 살펴서 세상을 대하도록 할 수 있으니.
여기까지 적자 20프로에 돌입했다. 30분 정도 더 이동해서 점심도 먹고 오늘 하루종일을 보내야 하는데 충전기도 없다. 그래도 직접적인 불안이 느껴지진 않으니... 한 10프로까진 어떻게든 할 수 있겠단 마음이 드나 보다.
그래도 조금 더 있으면 조급해할 나를 위해 19%가 되기 전에 글을 마쳐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