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eillette de pommes
제철 음식-사과
한가한 주말
피로도 풀 겸 소파에 누어서 한국 예능 프로그램을 보고 있는데 제철음식으로 대개가 나왔다.
튼실한 게를 10마리나 산지 배송을 받아 다리 사이사이 깨끗하게 솔질해서 씻고, 찜기 쪄서 먹고, 소금구이해 먹고, 나머지는 매콤 짭짤하게 싱싱한 게 무침을 해서 먹고, 잘려나간 다리들을 모아 게라면까지 야무지게 마무리하는 장면을 보면서 목구멍으로 침을 깔딱깔딱 넘기며 연신 맛있겠다를 읊조린다.
그러고 보니 한국은 제철에 나는 음식들이 참 많고 그중에는 가을에 참 많은 먹거리들이 있다. 어느 설문조사 기관에서 조사한 것에 따르면 가을 제철음식으로 전어, 게, 굴, 사과를 꼽았다고 한다.
신토불이 身土不二, 그 뜻은 ‘몸과 자신이 태어난 땅은 둘이 아니고 하나라는 뜻으로, 자신이 태어난 땅에서 나온 먹거리가 자신의 몸에 더 잘 맞는다는 뜻.’- 나무위키.
이민 온 지 20여 년이 되다 보니 여기서 나는 음식 재료들로 만들어 먹다 보니 느끼는 것은 이곳에는 제철 음식이라는 게 한국보다 많지 않고, 있다고 해도 가을엔 사과 정도이다.
여름 과일로 베리 종류가 있긴 하지만, 마트에서 파는 많은 과일들은 거의 수입품에 의존하고 현지에서 생산되는 것은 극히 적은 물량으로 재래시장에서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다.
캐나다는 땅덩이는 큰데 그리 쓸모 있는 땅이 많지 않아서 마니토바(Manitoba), 사스카츄안(Saskatchewan)에서 밀 농사를 짓고, 앨버타(Alberta) 소고기가 유명하며, 동쪽에 있는 마리타임지역 ( Mritieme Province- 뉴브런주윅New Brunswick, 노바스코샤Nova Scotia, 프린스에드워드 아일랜드Prince Edward Island, 뉴펀랜드 라브라도르Newfoundland & Labrador를 포함한 캐나다의 동쪽 지역 )에서 나는 랍스터를 포함한 해산물 있다.
퀘벡으로 이주해서는 그래도 제철 음식으로 5월 어머니 날에 사람들이 랍스터 계절로 랍스터를 많이 먹는 편이다. 가을에는 사과 농장과 포도 농장에서 수확철에 농장을 오픈해서 사과 따기 체험을 할 수 있고, 농장에서 사과를 따면서 먹는 사과는 입장료만($4)만 냈다면 무료로 먹을 수 있다.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를 무색하게 할 만큼 날씨가 화창한 주말이다.
매년 사과 수확철이면 가던 사과농장에 가보기로 한다. 역시 나 같은 생각을 한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주말치고는 이른 아침 9시인데도 벌써 주차장은 차로 가득 찼고, 사람들도 많이 분빈다. 어린 갓난아기까지 업고 애완견까지 등장해서 그야말로 명동보다 더 복잡하다.
올 해는 예년보다 일주일쯤 늦게 왔더니 내가 좋아하는 하니크리스피(Honeycrispy)와 로열갈라(Royal Gala)는 진즉 에 다 따갔고, 코트랜드(Cortland), 매켄토쉬(Mcintosh)도 없다. 골드러시(GoldRush)가 조금 남아있고, 농장 안 쪽으로 들어가니 디바(Diva)가 좀 남아있었다.
20 lb에 $20이니 가격도 착하고, 일단 사과 밭 안으로 들어가서 직접 신선한 사과를 따는 것만으로도 색다른 경험이니 농부가 된 마음으로 하나씩 수확하기로 한다.
한 여름의 뙤약볕과 거친 바람과 세찬 비를 견뎌내고 자란 빨간 사과 하나하나에 대한 감사와 많은 의미를 담으며 20 lb 봉지를 가득 채웠다.
함께 간 사람들과 피크닉 테이블에서 점심으로 싸간 유뷰초밥도 나눠 먹고,
초가을 코발트빛의 하늘이 높아 보이는 시골마을에서 한 나절을 잘 보내고 왔다.
제철에 나는 과일 사과밭에서 시큼 달달한 사과 향을 맡으며
알이 꽉 찬 대게 요리 대신에 설탕과 시나몬 가루를 듬뿍 넣고 사과 파이를 만들어봐야겠다.
가까운 이웃들에게 사과 몇 알씩 나눠주고
고향에 대한 그리움도 잠시 달래고..
지금 캐나다의 제철음식은 사과파이
Venez tomber dans les pommes au Domaine Lafra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