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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리디언 Jun 25. 2024

단상 (斷想 -생각나는 대로의 짧은 생각)

 Fête nationale du Québec

오늘은 세인트 존 뱁티스트데이 Fête nationale du Québec (Saint-Jean-Baptiste Day) 롱위켄드의 마지막 날이다.

연휴 내내 주룩주룩 초여름 장대비가 내리고

가족들은 자기들 꿈나라 어디쯤을 헤매고 있는 시간.

일상을 초를 다투면 사는 가족들

오랜만에 모자란 잠 늘어지게 늦잠이라도 자라고 큰 선심 쓰듯 방치해 놓고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고 있는데

내 배꼽시계는 나와는 다르게 자꾸만 재촉을 한다. 꼬르륵

안 되겠다. 혼자서라도 뭐 좀 먹어야겠다.


몰래 훔쳐 먹으러 들어가는 도둑고양이 마냥 소리를 내지 않고 부엌으로 들어가 냉장고 문을 열었다.

언제 삶아 놓았는지도 모르는 달걀 두 개가  냉장고 안에서 이 리 치고 저리 치며 굴러다녀 그것과 토마토 한 개, 얼마 전 뉴욕여행 중에 친구가 선물로 준 Trader Joe's의 에브리띵 가루를 솔솔 뿌리고, Volttsso 에스프레소 한잔을 스위스 여행 때 사온 앙증맞은 찻잔에 따라서 혼자 기분을 내고 늦은 아침을 먹는다.

가족들이 잠에서 깨기 전에 홀로 갖는 이 시간. 적당한 고요 속에 글을 쓰기 위한 자판기 두드리는 소리, 째깍째깍 거실 시계의 초침이 움직이는 소리, 생각들이 집중이 되려 하는 찰나 이웃집 강아지가 짖는 소리에 생각들이 파편이 되어 날아가는 것 같다.

날아간 단상들의 조각들을 주섬주섬 다시 모아 자판으로 두드려 글의 형상들을 만들려고 노력 중이다.


브런치에서 작가라는 이름을 얻고, 글을 쓰고, 다른 작가님들을 찾아다니며 글을 읽고 하면서 알게 된 사실은  누구나 공통의 고민이 있다는 것이었다.

글을 쓰는 고통이나, 자신의 글에 댓글과 라이킷에 일희일비하며 평정심을 잃어버리는 것- 물론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것은 나의 경우가 더 맞는 듯하다.-

효자글 하나 생겨서 응원을 받고 댓글도 달리고 라이킷도 얻으면 자신감도 뿜뿜 생기고, 글을 더 잘 쓰고 싶다는 의욕도 생기고,

나중에는 조각조각의 글들을 잘 엮어 멋진 퀼트작품을 만들듯 좋은 책을 내는 것이 미래의 플랜이다.

사진출처: Bee and Quilt

그러다가 가끔씩은 어느 분이 말한 것처럼 '글태기' - 아마도 글을 쓰다 보면 찾아오는 권태기를 말하는 것 같다.-가 찾아오기도 한다고..

나도 여전히 글을 쓰려고 노력하지만, 과연 내가 쓰는 글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관심거리나, 흥미, 더 욕심을 낸다면 삶에  영향(Insight)을 줄 수 있는지 늘 의심스럽다.

난 아직 라이킷과 댓글에 목마른 브런치 초보 작가이긴 하지만, 좋은 글을 꾸준히 써 보고 싶다.

혹여 깊은 산속에 홀로 피어난 쪼르륵 방울꽃처럼 아무도 찾아 주지 않으면 좀 서운하겠지만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글쓰기라는  같은 일을 하고, 글을 쓰는 일을 함께 고민하고, 서로 돌아봐서 격려의 말을 해주고, 헤매고 있으면 앞서간 작가님들이 길을 잘 안내해주기도 하고, 소통할 수 있는 브런치가 나는 좋다.



에스프레소 잔이 비었다.

에스프레소는 농도가 진하지만, 양이 작다.

나의 단상도 에스프레소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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