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4-03 | 아쉬탕가 요가일지
1.
저녁 요가의 좋은 점은 수련 후 씻고 책상에 앉아 조용히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다. 평일 저녁 수업을 다 끝낸 후의 원장선생님의 수업을 듣는 것, 나만을 위한 수련하기 그리고 그 후에 보통 글을 쓰며 보내는 이 모든 시간 이 힐링이다.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소중한 나의 루틴.
이번 주 일요일은 올해 마이솔 클래스가 시작하는 날이다. 수요일인 오늘, 아직까지 등록하지 못하고 갈팡질팡 고민하고 있던 나는 수련을 마치고 원장님께 마이솔 수업에 대해 살짝 여쭤보았다. 이런저런 이유로 루틴이 무너진 상태고 토요일 밤까지 일이 계속 바쁜데 일요일 오전에, 특히나 더 뻣뻣해진 몸으로 수련을 할 생각 하니 걱정되고 두렵다 말씀드렸다. 선생님께서는 맞는 말이라고, 일요일 오전마다 나와서 수련을 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라고, 하지만 너무 잘할 필요도 없고 거창할 것 없이 그냥 하루 더 요가원 나와서 매트 펴는 거라고 말씀하셨다. 옆에 같이 하는 사람들도 있고 선생님도 있으니 집에서 혼자 하는 것보다 훨씬 더 집중해서 할 수도 있다고 말이다.
이것저것 많은 말씀을 해주셨는데 그중에서 기억에 남는 말은, 이 두 가지.
- 특별히 더 잘할 필요가 없다.
- 주 5일 수련과 6일 수련은 차이가 엄청 크다. (*아쉬탕가 요가는 주 6일 수련을 규칙으로 한다. 모든 규칙엔 이유가 있다. 물론 나는 주 5일 수련도 해본 적 없다. 지금은 내 수업 때문에 주 5 수련 시간이 안 나온다. 언젠가 꼭 최소 주 5 루틴을 만들어보리.)
특히 ’잘할 필요 없다‘는 말은 새로운 시작을 걱정하는 나 스스로를 다독일 때 자주 하던 말인데 선생님께 직접 듣게 되니 느낌이 좀 다르달까. 정말로 그래도 될 것 같은, 정말로 잘 못해도 괜찮을 것 같은 안도감이 들었다.
어쨌거나 오늘 선생님과 대화 이후로 다시 클래스 등록에 마음이 많이 기운 상태다. 대부분의 일이 그랬듯 일단 시작하면 뭐 어떻게든 되겠지- 그리고 미래의 내가, 내 몸이 알아서 잘 적응하겠지-란 생각이 점점 커지고 있다. 처음엔 많이 피곤하더라도 하다 보면 또 그럭저럭 해내지 않을까? 일단 이틀 동안 마지막 고민을 해보고 금요일에 결제하는 걸로.
2.
오늘 선생님께 칭찬받아서 엄청 기분 좋다. 히히
‘웃카타아사나에서 아쉬토-업(up)’으로 이어지는 부분이 잘 안 되는 것 같아 지난 시간에 질문을 드렸었는데, 오늘 내가 하는 모습을 지켜보셨고 부족한 거 없이 엄청 잘하고 있다고 해주셨다. 요가원에서 그리고 선생님 앞에서 내 평소 모습처럼 호들갑 떨 순 없었기에.. 내적 환희 땐수땐수 쫜쫜딴딴~ 파티를 열었다. 나는야 칭찬에 약한 고래고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