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연민을 시작하면 끝도 없기 때문에, 계속 이 상태로 우울함에 스스로를 담가놓을지. 아니면 벗어날지를 선택해야만 한다. 솔직하게 말하면, 자기연민을 하는 편이 남들한테 기대기도 편하고 단기적으로는 피난처로써는 좋을 수 있다.
이때의 난 스스로의 감정에 집중했다. 나는 우울한 것인가? 근데 우울한 느낌과는 다른데, 뭔가 가슴 한켠이 휑했다. 대체 이 감정이 무엇일까. 나름 30년간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이 감정은 30년간 살면서 처음 느껴본 감정이었다.
그러다 우연히 한 책을 소개하는 유튜브 영상을 보게 되었는데, 무언가에 홀린 듯 밀리의 서재에서 그 책을 검색했고 하루만에 완독했다. 그리고 바로 방문을 열고 나와, 카페에서 이력서를 썼다. 그 책 덕분에 1주일만에 이 치가 떨리는 배신감에서 벗어나 원래의 내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책 제목은 <문제는 무기력이다> 였다.
정말 이 책 덕분에 나는 내가 현재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 이 감정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스스로가 통제할 수 없고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오는 고통, 그 감정을 무기력하다고 저자는 이야기하고 있었다.
정말 딱 내 상황 아닌가?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일본 정부의 입국 금지, 재택근무 가능하다고 거의 99%의 상태에서 재택근무 거절을 당한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을 겪고 난 뒤 오는 고통, 이 고통이 바로 무기력이었다.
평소에도 플랜A. 플랜B, 플랜C 등 여러 가지 가능성을 생각하며 살아온 내게 일본의 끝없는 입국금지와 믿었던 회사의 재택근무 거절은 굳건하던 나를 무너지게 만들었고, 내 결정에 대한 의심을 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정말 책 덕분에 나는 또 한번 구원 받고 무기력에서 빠져나와 움직이기 시작했으며 그 결과 이름 있는 회사에 잠시나마 소속될 수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짧은 순간이지만 좋은 분들을 만났고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
내 글의 제목처럼 세상이 내 편이 아니라고 느껴질 때, 그 때는 자기 연민에 빠지는 것을 가장 두려워해야한다. 그리고 지금 내가 세상에 배신 당했다고 느끼는 그 우울함의 원인 원인, 나에게 우울감을 주는 그 근원을 찾아서 그 원인을 바로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조금이라도 스스로에게 성취감을 줄 수 있는 행동을 하도록 몸을 움직여야한다고 생각한다.
스스로와 솔직하게 대화하기. 다른 사람에게는 내 속마음 속이더라도 내 자신에게는 속이지 않기. 세상이 내 편이 아니라고 느껴질 때, '나'만은 내 편이 될 수 있게 내 스스로를 믿는 연습을 해보는 건 어떨까?
<문제는 무기력이다>에 있었던 작가님이 제자했던 했던 말을 마지막으로 <세상이 내 편이 아니라고 느껴질 때> 를 마무리 짓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