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날, 청소년 쉼터에 범상치 않은 인간이 찾아왔다. 제법 통통한 체형을 갖고 있던 요한이 형.
요한 형은 청소년 쉼터에 입소하자마자 쉼터 구석에 박혀 있던 기타를 꺼내 들고는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특히 주말마다 형의 단독 공연이 벌어졌는데, 흡사 버스킹과 다를 바가 없었다.
실제로 요한이 형은 중학교 시절부터 쉼터 생활을 하면서 틈틈이 음악 공부를 했다고 한다. 그리고 Dj로 활동한 적도 있을 정도의 실력자라고 한다.
그런데 한 가지 웃긴 것이 요한이 형이 노래는 또 지독히도 못 부른다는 사실이다. 쉼터에는 노래방 기계가 있는데, 주말마다 열린 노래방에서 요한 형의 음색은… 음. 말을 아끼고 싶을 정도였다.
어쨌거나 요한 형은 틈이 날 때마다 선생님과 아이들에게 기타를 가르쳐주었다. 덕분에 주말만 되면 쉼터에서는 기타들의 합주 소리가 가득 울렸다.
지금 생각하건대, 요한 형은 타고난 예술가가 아니었을까 싶다. 개성이나 재능을 발전시키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기타 연주법을 익혔다. 만약 형이 좀 더 풍족한 환경에서 태어났다면 더 멀리멀리 날 수 있었을 것이다.
내가 쉼터에서 떠나 자취를 하고 있을 무렵, 형에게서 연락이 왔고 나는 어느 정도의 급전을 보냈다.
본래라면 같은 원룸에서 거주하며 월세비를 반반 나눠 내기로 했던 형. 하지만 이랬던 요한 형도 나중에는 범죄와 연루된 채로 연락이 끊겼다.
나는 요한 형이 지금 어떻게 지내는 줄 모른다. 하지만 부디 죗값을 치르고 행복한 2막을 맞이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