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는 햇살이 그득히 부서질 때,
나의 존재도 부서져 증발하길 바랐던 날들.
내리는 어둠이 그득히 잠재우 듯
넘치던 슬픔도 밤새 잠들길 청했던 날들.
하늘이 하얀 자비를 내리는 날이면
뽀얗고 소복한 깨끗함으로
수많은 티끌을 눈감아 주듯
낮이 잔소리꾼처럼 쫓아와
꼬치꼬치 열등감을 들춰낼 때,
밤은 어둠을 내려 수많은 티끌에
검은 자비를 베푸는 그런 날들.
누군가 어둠이 두려워
빛을 좇을 때,
누군가는 낮을 거부 해
밤을 추앙했던 그런 날들.
날이 밝으면 멸망을 외치고,
날이 지면 영원을 부르짖듯
지나가던 밤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늘어지던 지난 날들.
오늘도 어머니처럼
자비로운 어둠에
여전히 밤을
추앙하는 그런 날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