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고 있었다

처음 뵙겠습니다

by 윤슬

8년 전, 결혼한 첫 해였다.

우리 부부는 고향이 같다. 사실 지방 소도시에선 대부분 젊은이들의 미래는 안갯속에 가려지기 마련이다. 그런 현실이 우리 두 부부만 비켜갈 리 만무했다. 그런 이유에서, 어쩔 수 없이 미래를 고려하여 고향에서 두 시간 떨어진 도시로 신랑의 직장을 잡게 되었고, 신혼집도 마련했다. 그렇게 결혼과 동시에 우린 아무런 연고도 없는 도시에 단 둘만 덜렁 떨어졌다.


결혼식을 올리고 신혼여행을 다녀온 후 친정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우린 30분 거리에 위치한 시댁으로 향했다. 연세에 비해 정정하신 시 할머님과 당시 사십 후반이셨지만 여전히 솔로이신 시고모님, 그리고 내 시부모님 두 분까지 네 분이 우릴 맞았고, 처음 시댁에서 하루를 지낼 나를 위해 식구들은 최대한의 배려를 해주시는 듯했다. 나름 잔뜩 긴장하고 걱정한 것과는 달리 정 많고 자상하신 어른들 덕분에 첫 시댁행의 1박을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었다.



이튿날,

우리 집은 친가. 외가의 조부모님이 일찍이 돌아가신 반면, 신랑 집은 친할아버지 외에 모두 살아계셨다. 그래서 신혼집으로 복귀하기로 된 당일 오전, 역시나 같은 지역에 계신 신랑의 외갓집에 인사를 가게 되었다.


대문 밖 멀리서 우리들이 보이자, 여느 시골집이나 다름없는 작은 기와집에서 나오신 외할아버님께서 신발은 신은 둥 마는 둥 접어 신으시곤 잰 거름으로 나와 우릴 반기셨다.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할아버지 잘 계셨어요?"

"아이고 그래 준호야(가명) 니 색시냐? 잘 왔어요. 잘 왔어."


신랑의 외할아버지를 뵙자 내 안엔 온천이라도 뚫린 듯 뜨거운 무언가가 울컥울컥 뿜어져 나왔다.

나는 분명 흔들리고 있었다. 무엇 때문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