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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민경 Jan 23. 2022

우린 왜 남의 밥상을 보고싶어할까

콘텐츠로서의 요리: 언론사가 요리 콘텐츠 만들고 사업하는 이유

앞으로 뉴스 영역에서 정치와 사회 뉴스 외 라이프스타일을 아우르는 뉴스 소비는 점점 많아질 것이다. 물론 이미 라이프스타일 기사는 넘쳐나고 있지만 그 가운데 요리 영역은 더 커질 것이다.


몇 년 전부터 먹방, 맛집, 여행, 레시피 콘텐츠는 쏟아지고 있다. 뉴스 영역에서도 인기 콘텐츠에 종종 맛집이나 레시피, 사회 문제로 음식 이야기가 랭크된다. 콘텐츠를 넘어서 사업영역으로도 확장되고 있다. 지난 연말 중앙일보 인사를 보는데 '쿠킹 팀장'이라는 직책이 생겼다는 걸 알았다. 경향신문의 식생활 뉴스레터 '끼니레터'의 독자이기도 했던 나는 두 언론사의 요리 콘텐츠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어졌다.  


나 역시 요리를 취미로 삼고 있는 직장인으로서, 음식을 두고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과의 이야기는 흥미진진했다. 두 언론사 모두 요리 이야기를 콘텐츠로 쓰고 있었지만 예상처럼 경향신문과 중앙일보는 접근하는 방법이 달랐다.

▲끼니로그를 만들고 있는 최미랑 기자의 모습. (기사 삽입 사진)

 

1. 먹을 것에 진심인 ‘끼니로그’의 저널리즘

첫 번째 인터뷰는 경향신문의 최미랑 기자가 발행하는 '끼니로그' 이야기다. 끼니로그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기존 맛집 콘텐츠나 먹방류 콘텐츠와 끼니로그가 어떤 차별점을 두고 있는지에 집중해 들어봤다. '저널리즘'으로서 식생활 이야기는 어때야 하는가에 대해.


'끼니로그'를 발행하는 최미랑 경향신문 기자는 기자는 질문하는 사람이기에, 쏟아지는 음식 이야기에서도 질문하고 걸러낸다고 그 차별점을 짚었다.  '왜 기자가 음식 이야기를 하지?'라고 한가하게 생각할 수 있는 사람도 있겠지만, 기자의 특성을 가지고 쓰는 음식 이야기는 기존의 것과는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최 기자는 끼니로그 외 '섭식 일기'라는 책을 쓴 음식 에세이 작가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는 작가가 음식 하나를 두고도 수많은 생각으로 밤을 새울 수도 있을 정도의 사람이라는 게 느껴진다. 이 책은 결국 음식에 대한 윤리를 이야기하는데, 내가 가장 좋았던 부분은 이 책의 프롤로그였다.


이 책의 프롤로그에는 섭식은 곧 살생이며 윤리적 섭식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는데, 정육점 사장님, 수산시장 노동자 등을 언급하며 “나를 대신해 살생의 노고를 감수해온 분들에게 나의 어리석은 말이 누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쓰고 있다. 이런 사려 깊은 문장이 곳곳에 포진해 있는 게 그의 책이며, 뉴스레터 '끼니로그'이기도 하다.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1661&fbclid=IwAR1ZTQ3AKU2ZMyU-AL0-eOy8hEE8csAyIi5LMdXxqfgjYHlZgP95fe2eQYE


최 기자는 "음식은 아주 중요한 영역이다. 안 먹고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먹는 일은 누구도 피할 수 없다"라는 이유로 음식 콘텐츠가 확장될 것이라 전했다. 


2. 언론사가 밀키트? 중앙일보는 ‘콘텐츠 요리’ 중


두 번째 만남은 중앙일보 쿠킹팀이었다. 쿠킹 콘텐츠를 만드는 것은 기본이고 셰프들과 계약을 맺고 레시피를 공개한다. 또 그 레시피를 밀키트로 만들어 파는 게 핵심인 '콘텐츠 커머스'다. 신세계 피코크와 협업을 하는 형식인데 중앙일보이니 할 수 있는 사업이긴 하다. (중앙일보는 삼성그룹의 계열사로 출범하였으며, 1999년에 삼성그룹으로부터 계열 분리되었다. 신세계는 대표적인 범삼성 계 기업.)


인터뷰를 하면서 재미있었던 부분은 '왜 요리 콘텐츠가 먹힐까'에 대한 부분이었다. 


우선 음식 이야기는 '좌와 우'를 모두 독자로 둘 수 있는 콘텐츠다. 윤석열 지지자도, 이재명 지지자도 함께 즐겁게 볼 수 있는 게 음식 콘텐츠다. 그 어떤 편견이 들어가지 않는 콘텐츠다. 그래서 독자층이 넓다. 


또한 요리는 매우 중요한 생존 기술이고, 특히 1~2인 가구가 급증하는 시대에는 더 중요해졌다고 전했다. 


게다가 언론사의 입장에서도, 레시피 기사는 체류시간이 길다. 레시피를 틀어놓고 음식을 하면서 두세 번 들여다본다. 보통의 기사의 체류시간이 60초를 넘기기 어렵지만 레시피 기사는 100초를 넘기는 사례가 많다는 것.


▲신세계 피코크와 중앙일보가 함께 만든 밀키트 상품. 사진출처=SSG.


앞으로는 어떤 콘텐츠이든 기사의 조회수나 체류시간 데이터보다 중요한 것은 '이 콘텐츠를 본 독자들 중 누가 지갑을 여느냐'에 대한 데이터다. 콘텐츠를 읽고 구독 버튼을 누르든, 그 콘텐츠에서 파생된 상품을 사든 지갑을 열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는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


콘텐츠로서의 요리, 언론사 사업 아이템으로서의 요리의 가능성을 다시 한번 확인했던 두 인터뷰였다.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1715&fbclid=IwAR3GGlyPgMpDdjKIDp8_OF4fDqLHBvNU2PS-HhtgTurSeghKKZykIwwOb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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