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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금성 Nov 04. 2024

오르막길


오르막은 다리의 언어


내디딜 때마다 쉼 없이 떠들지만

그 고단함에 신경쓰지 않

가파른 길목에서 흘러나오는 신음도

마냥 아픈 건 아니기에

지나온 길을 뒤로한 채 힘을 내본다


황혼이 물든 풍경을 보며

거친 숨을 고를 때

서로 기대어 떨고 있는

무릎과 발목의 아리던 노래를

무수히 외면한 날들이여


억지로 삼킨 말들 

뼛속 깊이 맺힌 이슬 되

가볍게 나누는 절절한 뒷담조차

바람처럼 무심하게 스쳐가는데


저 봉우리가 말한다

바로 앞에 구름이 가장 구름일까

말없이 그 아픔을 어루만지듯

같은 꿈을 꾸었던 양 부드럽게


올라온 만큼 아름다운 우리 길

발바닥의 떨림인지 길의 속삭임인

이마가 품은 자잘한 땀방울은

어느새 진주가 되었다


그 길마저 지친 날엔 저 구름에 몸을 맡

고된 여정을 포기하려던 순간

산들바람과 메아리가 다가와

 영혼을 감싸 안았다


윤종신 - 오르막길
인생이란 오르막길을 걷는 일인 것 같습니다. 때론 다리가 떨리고, 무릎이 아프고, 숨이 턱까지 차오르지만,  계속 걸어갑니다.

오늘도 저는 그런 길 위에 있습니다. 황혼이 물들 때면 문득 뒤돌아보게 되는 지난날의 여정들. 말하지 못했던 수많은 이야기들이 이슬처럼 맺혀있습니다.

가기로 했으면 뒤 돌아보지 말 것.

물론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죠. 하지만 그럴 때마다 어디선가 불어오는 산들바람처럼, 누군가의 다정한 목소리가 저를 다시 일으켜 세웠습니다.

이제 알 것 같습니다. 우리가 오르는 이 길이, 걸어온 만큼 아름다워진다는 것을. 그리고 그 여정에서 만나는 작은 위로들이, 우리 삶을 얼마나 빛나게 만드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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