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 마른 나무에서 초록색을 느끼지.
어제 컴퓨터 업데이트를 했거든.
시간이 좀 걸리더라.
컴퓨터를 포맷하고 다시 깔았는데, 엄청 쾌적해졌어.
이 나무도 비슷하다고 생각해.
지난 데이터들을 싹 지워버리고 새로 시작하는 거야.
구차했던 지나버린 일들 싹 털어버리고 최적화로 정리하고 있을 거야.
지금은 앙상한 가지만 남아 있지만,
그렇다고 나무 자체가 바뀌는 것은 아니야.
누구에게나 겨울 같은 시기가 있어.
분명 잘 버텨낼 거야.
뿐만 아니라 더 성장할 거라고.
어차피 죽을 목숨인데 뭐 그리 애쓰며 사냐고?
글쎄. 멋지잖아!
한순간 반짝이는 보석이라도 그 잔상은 오래 남을 때도 있어.
음악도 끝이 있어야 아름답지.
이 마른 나무는 더 좋은 잎사귀로 피어나 새로운 환경에 분명 적응해 낼 거야.
그래서 난 이 나무에서 초록색이 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