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른 정원가를 응원하며
작은 텃밭 정원을 몇 년째 가꾸고 있지만 도통 자라지 않는 기술과 지식과 마음을 붙들고 늘어지고 있는 게으른 정원가의 24 절기 활용법
시골집에서 몇 해를 보내고, 24 절기 기록을 한 바퀴 남기고 난 뒤...
몇 해 전, 해발 350미터 산 중턱의 이 오래된 시골집을 만나고, 나만의 공간으로 만드리라 결심하고선, 깜깜한 시골의 밤을 하루, 이틀... 한 달, 두 달... 뜬 눈으로 겪어내며, 시나브로 이 집, 마당, 나무, 산, 마을과 익숙해지던 나날들을 떠올려봅니다.
무엇을 위해, 시골의 깊은 밤
두려움을 안고 버티는지
스스로도 답을 구하지 못하고,
견디고 견디고 했던 날들.
불면의 밤을 견뎌내고 나서야, 조금씩 답이 보이는 경험. 시골집이 나에게 준 선물은 그렇게 쓰고도 달달한 것이었습니다.
오도이촌의 꿈과 계획을 실행한 것도 아니었고, 그냥 헛헛한 마음을 둘 곳이 없어 즉흥적으로 선택한 주말주택 살기. 혼자 견디고, 혼자 일구고, 혼자 불면의 밤을 보내고, 혼자 맞이하는 아침햇살에 안도하고, 그러다 비로소 꽤 친숙해진 자연과 함께하고, 그제야 기꺼이 내 옆의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게 됨을 알게 되었습니다.
자연의 흐름에 맞춰 묵묵히 제 시간을 지나온, 꾸준히 오늘을 지내고 내일을 맞이하는 게으른 정원가로 몇 해를 살아낸 스스로를 칭찬하고 응원해 봅니다.
1. 보내고
2. 다시 맞이하며
3. 스스로를 응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