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땠어? 혼자 가니까 재미없지, 무슨 재미가 있었겠어.
물어보고 스스로 답을 할 거면 굳이 내게 물어보는 이유가 무엇일까 싶지만 굳이 물어보시니 굳이 대답해 드렸다.
재미있었다고, 벌써 다시 가고 싶을 만큼.
혼자 또는 홀로,라는 수식어에 유독 박한 느낌을 주는 분위기는 꽤나 오래전부터 있었던 분위기지만 굳이 쭉 이어져야 할 분위기라곤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나는 매번은 아니더라도 종종 혼자 또는 홀로 떠나곤 했다, 거리상으로 가깝던 멀던. 그렇게 혼자 또는 홀로 다녀오고 나면 항상 듣는 질문은 매뉴얼이라도 되는 듯 똑같았다.
왜 혼자서 갔냐고, 심심하지 않았냐고. 두렵지 않냐고.
차근차근 하나씩 답을 해보자면 우선 혼자서 떠난 이유는 특별한 이유는 없다.
그저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 함께 가면 좋을 사람들은 아쉽게도 시간이 되지 않았고, 그렇다고 포기하고 싶지는 않을 때이거나 그냥 누구와 함께하는 순간이 아닌 혼자의 순간이 필요해서, 그뿐이니.
그리고 심심하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 여태껏. 아마 그랬다면 혼자 떠나는 일을 한두 어번 하다가 그만뒀지 않았을까 싶다.
숙소에 누워있다가 문득 걷고 싶어지면 외투만 챙겨 입고 나가 동네 주민이 된 것처럼 둘러둘러 걷고 그러다 배가 고파지면 먹고 싶다고 떠오르는 음식도 먹으러 가고.
아, 음식 얘기를 하다 보니 생각난 건데 혼자 또는 홀로 떠나는 일에 아쉬운 점을 굳이 굳이 뽑으라면 식당에서 음식을 여러 가지 맛보기 어렵다는 거 요 정도랄까.
의식의 흐름 따라 움직이는 거 같지만 그게 맞다, 어느 때보다 내가 하고 싶고, 내가 원하는 것에 집중하여 움직이는 일은 하나도 심심할 틈이 없다.
마지막으론 두려움보단 낯섦이 조금 더 가깝지 않나 싶다.
밥을 먹는 일, 커피 한 잔을 마시는 일도, 구경을 가는 일도 두루두루 함께하는 분위기가 더 익숙하다 보니 낯선 것은 당연한 일. 하지만 그렇다고 혼자 또는 홀로 밥을 먹는 일이, 커피 한 잔을 마시는 일이, 구경을 하는 일이 다른 사람의 입에서 오르고 내릴만한 큰일은 아니니까.
두렵지 않냐고 물어보는 이들이 대부분 두려워하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은 그저 밥을 먹는구나, 커피 한 잔을 마시는구나, 구경을 하는구나. 하는 정도에서 지나가기 마련이다. 당신의 기억 속에는 얼마나 있는가, 당신이 누군가와 함께한 밥 한 끼와 커피 한 잔, 둘러본 순간들에 홀로였던 사람이 어떤 옷차림이었는지 어떤 표정이었는지.
머지않아 또 혼자 또는 홀로 떠나는 날이 있을 텐데, 그때는 질문을 받기 전에 먼저 이야기드려볼까 한다.
이번에도 혼자 다녀왔는데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