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8일
귀신도 진절머리 나는 익숙한 불안은.
귀신이 따로 어디 있나, 내가 귀신같은걸.
잠들기 전 약까지 챙겨 먹는 와중에 화장실이 급한 것도 아닌 아무런 이유도 없이 새벽 4시에 떠진 눈이.
의아해하면서 다시 이불을 끌어올려 덮고 눈을 감는 순간 들리는 현관 도어록 키패드 소리가. 번개라도 맞은 듯 떠지는 두 눈이.
교복을 입고 다닐 시절엔 매주 일상과도 같은 일이었으니, 엇나간 리듬으로 연거푸 다시 눌리는 현관 도어록 키패드 소리, 내 방 앞을 지나가는 인사불성으로 질질 끌리는 발걸음 소리, 굳게 닫은 방문을 뚫고 들리는 한숨소리가.
그때는 새벽 2~4시 사이에 잠에서 깨어 아침 동이 틀 때까지 이불만 붙잡고 잠든 척을 하는 일이 몸에 입력된 값이라도 되는 듯 눈물이 나고 짜증 나지만 그러려니 했다. 워낙 자주 있는 일이니까. 그럴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그런데 지금도 그렇다니, 나 스스로에게 어이가 없다.
교복을 벗은 지도 꽤나 시간이 흐른 만큼 이제는 일 년에 열 손가락에도 꼽을 만큼으로 새벽에 현관 도어록이 눌리는 소리가 줄어들었는데. 그걸 이렇게 귀신같이 예상하고서 자던 몸을 깨워 밤을 새우게 하다니. 그때와 전혀 달라지지 않은 불안함으로.
귀신도 이 정도로 희미해진 패턴은 그냥 지나치지 않을까, 기억 속에 새겨진 불안은 귀신도 어찌할 도리가 없을 정도로 깊다는 의미일까. 예전보다 확연하게 줄어든 도어록을 다시 누르는 소리에도, 예전보다 뚜벅뚜벅 걷는 발걸음 소리에도, 예전보다 작아진 한숨소리에도.
여전한 불안으로 이불만 붙잡은 채 아침이 오길 기다린 내가 귀신이구나 싶다, 변하지도 않을 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