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코딩의 확장

기록으로 그치는 것이 아닌 그 이상의

by 우주사슴

음악을 기록할 수 있다는 것은 음악의 파급력이 한층 더 대중들에게 다가가, 말 그대로 보편적이 되었음을 앞선 아티클 "음악의 기록"에서 서술한 바 있다. 이번에는 그 내용을 확장하여, 좀 더 넓은 관점에서 현상을 서술하고자 한다.


기록, 즉 녹음이 가능하다는 것은 매번 악기를 들고 연주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공기와 그것을 재생시켜 주는 플레이어와 스피커만 있다면, 극한의 공간과 시간을 제외하고 어디서든, 언제든 동일한 품질의 음악을 감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레코딩 과정에서도 새로운 변수로 작용하게 되는데, 악기들의 살아있는 연주와 목소리뿐만 아니라, 레코딩된 음악(Recorded)은 또 다른 레코딩의 음원으로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즉, 새로운 음악을 만들고 레코딩할 때 기존에 레코딩된 음원이나 음악을 다시 사용하여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자연의 소리를 녹음하여 활용하거나, 기존 음악을 짜깁기하거나, 의도적으로 변형하거나 왜곡하여 새로운 느낌의 음악을 탄생시키는 과정이다. 오늘날 이러한 작업은 매우 일반적이고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지만, 1960년대에는 매우 획기적인 일이었다.


이러한 발전은 음반으로만 존재하며 라이브에서는 재현할 수 없는 음악으로 한 발 더 나아가게 했다. 레코딩된 사운드의 결합, 반복, 변형 등을 통해 아티스트가 표현하고자 하는 음악은 점점 복잡하고 다변화되었으며, 일반적인 악기 구성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독특한 음악이 탄생하게 되었다. 이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는 비틀즈의 1960년대 후반 발표한 명반들이다. 예를 들어,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의 A Day in the Life를 들어보라. 또한, 우리나라에서도 잘 알려진 퀸의 Bohemian Rhapsody 종반부의 아카펠라 부분(갈릴레오 갈릴레오로 시작되는 부분)은 퀸조차도 실제 라이브에서는 재현할 수 없어 해당 부분을 도려내고 공연을 진행했다. 이를 확인하려면 Live Killers 앨범 내 Bohemian Rhapsody 라이브 버전을 들어보라.


시간이 흐르면서 기술적인 한계를 뛰어넘어, 라이브에서도 레코딩된 음원이나 컴퓨터 음원을 사용해 부족한 사운드를 보완하는 방식이 등장했다. 물론 살아있는 연주는 여전히 우리에게 더 큰 감동을 주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악곡 구성에서 비워진 사운드는 레코딩된 연주와 함께하거나, 일반적인 밴드가 아닌 오케스트라가 등장하는 곡에서도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와 빈 사운드를 채워준다. 이는 현대인의 관점에서 굉장히 당연한 일로 여겨지지만, 1950년대 엘비스가 어쿠스틱 기타 하나를 메고 라이브를 하던 시절로 돌아간다면, 이는 획기적인 발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기록된 음악의 가장 큰 확장은 다양한 매체를 통해 너무나 손쉽게 들을 수 있고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인류는 서로 각기 다르면서도,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무리와 시대적 배경, 사회적 상황과 분리되어 생각할 수 없다.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환경은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치며, 우리 역시 그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 이 무한한 상호작용 속에서 우리는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호작용 속에서 아티스트들과 잠재적인 훌륭한 아티스트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좋은 음악과 영향을 주고받으며, 확대 재생산되거나 외연이 넓어지는 결과를 만들어낸다.


keyword
이전 19화음악의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