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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즐거운유목민 Apr 12. 2022

Practice makes permanent

연습은 새로운 버릇을 만든다

 노래는 세상의 다른 일처럼 배울 것도, 연습할 것도 많다. 재밌는 사실은 배울 것과 연습할 것이 고정되어 있지 않고 늘 새롭게 발견된다는 점이다. 호흡이 새지 않게 신경 쓰다 보니 목에 힘이 들어가는 버릇이 생기고, 음정이 흔들리지 않게 신경 쓰다 보니 목소리를 낮게 깔고 부르는 버릇이 생겨버린다. 여기에 호흡, 셈여림, 발음 지적을 받다 보니 이번 주에 고쳐야 할 습관만 7개나 된다. 코치의 눈에는 더 많은 나쁜 습관들이 보였겠지만 학생을 배려해 당장 연습할 수 있는 습관만 지적했을 것이다. 박자 지적까지 받았다면 아마 과제 폭탄으로 이성을 잃고 할 수 있는 것에도 집중하지 못했을 것이다.


 특히 목소리를 크게 낼 때 '후두를 누르는'(코치의 표현) 습관이 있었는데, 이 습관을 알게 된 뒤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작아졌다. 그러자 코치는

"목소리가 수업 처음에 비해  많이 위축된 것 같은데, 전처럼 편하게 소리를 충분히 크게 내야 제대로 실험을 할 수 있고, 실험을 해봐야 더 많이 알게 되고, 더 나은 방향을 찾을 수 있어요."

"제 목소리도 여러 번의 좌충우돌을 겪으면서 다듬어진 것이고요."

라는 조언을 했다.


 역시 안 하던 짓을 하니 해오던 짓이 잘 보인다. 실수를 빨리 없애고 싶은 욕심 때문인지 실수가 보이면 실수를 회피하고 감추려는 나의 습관은 아직도 살아있었다. 목소리를 크게 내면 나쁜 버릇이 나오는 시행착오를 여러 번 겪은 다음에야 나쁜 습관 없는 큰 소리가 나왔다. 코치의 의도가 내 뇌와 각종 장기에도 전달되었으면 하는 마음과 함께 오늘치 수업이 끝났다.


 짧게 행동하고, 자주 평가를 받고, 자주 적용해야 비로소 학습이 된다는 사실을 잊고 살았다. 중간고사, 기말고사에 굳이 또 하나의 시험을 추가하셨던 교수님의 마음이 이해가 갔다. 고등학생 때 풀었던 영어 문제집에 나온 지문의 한 문장이 기억이 나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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