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성을 확보하라
가족과의 시간이 중요하지만, 가족을 굶길 수 없습니다. 먹고 살아야 합니다.
둘만 있을 때는, 라면만 먹고 살아도 되고, 한인 마트 가서 박스를 날라도 되고, 스벅에서 파트타임을 해도 된다 생각했어요. 하지만, 아이들이 생긴 이후, 그 마음은 무너졌습니다.
나는 굶어도, 내 새끼는 굶길 수 없기 때문이에요.
‘가족과의 시간’을 중심으로 살기 위해 휴직도 하고 이민을 준비하는데, 역설적으로
가족과의 시간은, 그럴만한 경제력이 뒷받침이 되어야 확보 가능하다는 현실을 깨닫습니다.
교환학생 때 미국에서 만났던 재미교포 2세 친구들이 ‘엄마, 아빠는 돈 버느라 나는 외로웠다’ 란 말을 많이 해줬었는데요, 제 아이들에게는 이 경험을 주고 싶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더욱 제가 경제력을 갖출 수 있는 방법을 조사하고 고민하고 준비했습니다.
오늘은 육아휴직을 위해 준비한 5가지, 그 두 번째에 대해 공유드리고자 합니다.
✅ 육아휴직을 위해 준비한 5가지
- 행정적 준비
- 경제적 준비
i) 현금흐름 가시성 확보
ii) 수입 확보
iii) 지출 관리
- 커리어 계획
- 가족과의 시간 계획
- 자기돌봄 목표 설정
제일 먼저 필요한 것은 가진 자산이 얼마이고, 앞으로 수입과 지출이 얼마나 되는지
가시성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알아야, 수입이 없는 최악의 상황에서 얼마나 캐나다에서 생활할 수 있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수입을 확보 (예를 들어 취업) 하기 위한 목표 기간을 정하는 데 활용되기도 하고,
생존을 위해 불필요한 지출을 어떻게 줄여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의 출발점이 됩니다.
우선 생활비가 얼마나 나올지에 대해 예상치를 계산해보았습니다.
월 CAD 8,500, 한화로 850만원 가량의 지출이 예상됩니다.
온라인 검색 (구글링, Perplexity)및 캐나다 거주하시는 분들께 4인 가족 기준으로 여쭤본 중론입니다.
제일 많은 금액을 차지하고 중요한 것은 역시 주거비용인 Rent입니다.
Rent는 Rew.ca 통해 검색했습니다.
검색은 구매할 것인지 (Buy), 아니면 월세를 낼 것인지 (Rent)로 정하고, 원하는 지역을 정합니다.
집의 형태는 대략 House, Town House, Apt / Condo 셋으로 나뉩니다.
House : 일반 주택입니다. 집마다 개성이 다릅니다. 연식에 따라 가격 차이가 큽니다.
Town House : 아파트처럼 보급형 거주 형태이지만, 주택의 형태란 점이 다릅니다. 같은 조건이면 House보다 좀 더 가격이 합리적입니다.
Apt / Condo : 한국의 아파트와 유사합니다. 같은 조건이면 가격이 가장 저렴한 편입니다.
집의 형태가 정해지면, 침실이 몇개인지 (1 bed room, 2 bed room, 3 bed room…)으로 나뉩니다.
집을 구매한다면 조금 무리해서라도 3 bed room을 노리겠으나, 아이들이 아직 어리기 때문에
2 bed room을 알아봅니다.
지역마다 다르지만, 제가 목표로 하는 Coquitlam 근교의 2 bed room Apt / Condo은 월 $2,500~$3,000으로 보입니다.
다음으로 비싼 항목은 식비(Groceries)입니다.
아이 둘이 아직 어리지만, 식구가 넷이란 것은 무시하지 못합니다.
사실 가서 어떤 식생활을 하느냐에 따라서 가장 가변성이 큰 항목이라 생각됩니다.
그 외에는 어떤 자동차를 구매하는지, 둘째를 데이케어에 보낼 것인지 등에 따라서 가변적일 것 같습니다.
학교에 가는 첫째는, 특별활동 외에는 학비가 특별히 들지 않을 것이란 점이 다행입니다.
지난 번에 육아휴직 급여를 계산했습니다.
대략 2년간 월 300~400만원, CAD $3,000 ~ 4,000 수준의 고정 수입이 나옵니다.
여기에 추가로 생각할 것은, 캐나다 정부에서 아동들 대상으로 지급하는 수당인 Child Benefit입니다.
저는 와이프가 캐나다 시민이고, 아이들 모두 한국, 캐나다 이중 국적을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바로 Child Benefit을 수령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됩니다.
캐나다 연방정부에서 주는 수당이 있고, BC주에서 주는 수당이 따로 있습니다.
✅ 캐나다 연방정부 수당 | Canada Child Benefit (CCB)
6세 전 : 연간 최대 CAD 7,787 (매월 $648,91)
6세~17세 : 연간 최대 CAD 6,570 (매월 $547.50)
단, 연수입 CAD 36,502 부터 점진적으로 축소
✅ BC주 정부 수당 | B.C. family benefit
첫째 : 연간 최대 CAD 2,188
둘째 : 연간 최대 CAD 1,375
셋째 이상 : 연간 최대 CAD 1,125
단, 연수입 CAD 35,902 부터 점진적으로 축소
저희 가족이 캐나다에서 수입이 없을 것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 했을 때,
7살 첫 째, 3살 둘 째가 있는 저희 가족은 연간 최대 CAT 17,920 입니다.
월별로 환산하면, CAD 1,493이 됩니다.
따라서, 육아휴직 급여와 합해서 생각하면,
월 CAD 4,500 ~ 5,500 정도의 현금 흐름이 일을 안하고도 확보되는 것이지요.
앞에서 가정한대로 매달 생활비를 CAD 8,500를 사용할 경우,
별도의 추가 수입이 없으면 2년간 부족한 금액은 매달 CAD 3,000 ~ 4,000 수준이 됩니다.
이것을 바탕으로 제가 가진 자산을 바탕으로 일을 안하고 몇개월 버틸 수 있는지.
정말 늦어도 언제부터는 돈을 벌어야 하는지 계산을 해볼 수 있게 됐습니다.
대략적인 현금 흐름에 대한 가시성이 확보되었습니다.
물론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육아휴직 급여를 계획대로 받더라도, 환율 영향으로 CAD로 환산한 금액이 적어질 수도 있고,
Child benefit을 수령하는 데 이슈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한 달 생활비가 CAD 8,500 수준을 넘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가시성이 확보됨으로써
1) 육아휴직 수당이 감소하는 2년 내에는 안정적인 수입을 얻어야 겠다는 목표를 설정하게 됩니다.
2) 먗 개월 내에 어떻게든 돈을 벌어야 한다는 조급한 마음을 잠재울 수 있습니다.
이제 얼마나 돈이 부족할지에 대한 감을 잡았으니,
부족한 돈을 어떻게 매울지, 그리고 지출을 최대한 줄일 방법을 차근차근 고민할 차례입니다.
관심 갖고 읽어주셔 감사합니다.
다음 화에서는, ‘경제적 준비 2편 : 수입과 지출 관리’에 대해 공유드릴게요.
많은 공감과 조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