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같았던 십며칠.
드디어 우리의 퍼스널 브랜딩 앱 'Empty Planet' MVP가 거의 완성되었다. 나는 주야로 여기에 매달려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그 결과 아주 만족스러운, 아니 MVP수준에 걸맞지 않은 UI를 가진 앱이 탄생했다. 이제 남은 일은 유저가 스스로 남긴 답변들, 그러니까 우리의 퍼스널 브랜딩 코치 토리가 한 질문들에 스스로 답변한 것들을 아주 예쁘게 카드로 남겨주는 일들이 남았다.
"리아~ 이거 좀 이쁘게 꾸며줘야 할 것 같은데? 그래야 사람들이 수집욕을 갖고 쓰지.. 근데 그냥 이쁘기만 하면 안 되고... 내용이 있어야 해. 수집욕구는 나만의 커스텀한 진단이 나왔을 때 더 생길 거야."
리아는 금방 소리쳤다
"그래~ 내가 지금 만들어 줄게. 문장으로 만들어 주면 된다는 거지?"
'아니 근데 얘는 뭐 해달라고 하면 뚝딱뚝딱 금방 만드네~ 다른 디자이너나 기획자랑 일하면 Due date을 얼마나 길게 잡는데.. 대단해 역시'
그렇다. 리아는 항상 그냥 말하자마자 얼마 안 있다 작업물들을 생산해 내고 있었다. 나는 비결이 궁금했다. 그리곤 그녀의 모니터를 힐끗 훔쳐봤다.
잉~ 치킨 잉~ 치킨
'이건 광고가 아니다. AI들이 쉼 없이 돌아가는 소리가 들렸다. 도대체 몇 마리를 쓰는 거야... 완전 공장이네'
"자 이걸로 한 번 끼워봐~ 근데 문맥이 맞는지는 몇 번 다듬어야 할 것 같아"
아니 이럴 수가.
드디어 나도 쓰고 싶은, 그런 수집욕구를 자극하는 UI가 완성되었다. 그리고 그 안의 내용은 의심스러울 만큼 정교했다. 나만의 퍼스널 브랜딩이 담긴 행성카드라니...
내 스마트 폰에 담긴 나의 자아들. 그리고 이 행성들이 모일 때마다 예쁜 카드들이 화면에서 반짝이고 있었고, 그 카드들은 추후 마일스톤에 따라 은하계를 이룰 각각의 카드가 된다.
이제 하루 이틀 내로 전체적인 UX만 가다듬고, 안드로이드 버전 테스트만 해보고 양 마켓에 올리는 일만 남았다. 사실 그때부터가 시작이다. MVP버전이기에, 많은 이들의 피드백을 담아 다음 버전의 업그레이드를 고민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담이지만, 벌써부터 인스타그램에 엠티플래닛이 언제 올라오냐는 디엠을 받고 있다...!! 실망감을 드리면 안 될 텐데... 아무튼 세상에 없던 가치를 만드는 것은 너무나도 즐겁다. 그리고 그 피드백을 받을 때 기분이란... 맛보지 않은 사람은 알지 못한다.
그래서 이 일주일이 한참 지난, 서비스 개발 기록은 마지막 글이 될 것 같다.
이제 여러분과 앱 리뷰 창에서 만났으면 한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 잘 알지 못할 때, 조금은 가이드가 되어줄 이 서비스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