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vincent Jul 10. 2023

각성란_20230710

잊지 못할 대화

"너의 행동을 보아하니, 아녀자에게 허락되지 않은 서책들을 살펴보고 배우고 있더구나. 너는 세상이 두렵지 않더냐. 어찌 그런 압박감을 이기고 있는 것이냐."


"저하, 저는 두렵지 않사옵니다. 그저 그렇게 세상에 순응하며 다른 이의 기대와 억압에 순종해서 살아가는 것이 소녀는 더 두렵사옵니다."


이선은 놀랐다. 자신의 처지를 스스로 바라보았다. 자신은 스스로의 기준을 아버지의 기준으로 맞추고 있었다. 그렇기에 이렇게 조그만 아이가 세상에 맞서 움직이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었다.


이선은 조심스럽게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나는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의 기대에 짓눌려왔다. 왕위를 이어받는 자로 태어나 어린 나이부터 세상의 무게를 짊어지고 자랐다. 아버지는 나에게 가혹했고, 나에게 왕이 가져야 할 모든 덕목을 강요했다. 그런 기대감은 나에게 과중한 부담이 되었다."


미정은 이선의 말에 마음이 아팠다. 그녀는 그가 겪어야 했던 그런 어려움을 상상할 수 있었다. 그녀는 그에게 대답했다. 


"저하, 저하의 고통은 정말로 크고 아프다는 것을 소녀 이해하옵니다. 저 또한, 여인의 몸으로 태어나, 하고 싶은 일이 많지만, 그럴 수 없는 것과 아버지의 기대에 따라 여느 집안의 여식들처럼 살아야 한다는 것이 저를 매일 억누르고 있사옵니다. 어찌 비할 수 있겠냐만은, 그런 무거운 부담감 아래서 살아가는 것은 정말로 힘들 것입니다."


이선은 그녀의 따뜻한 말에 위안을 받았다. 그는 미정이 자신의 이야기에 진심으로 공감해 주는 것을 느꼈다. 그는 속이 후련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아무 이야기도 아니었다. 그저 잘하고 있다고, 그저 공감한다는 말이었다. 누군가에게는 허울뿐인 말이지만, 지금의 이선에게는 엄청난 위로로 다가왔다. 그는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자신의 이야기를 드디어 털어놓을 수 있었다.


미정은 갑자기 이선의 손을 잡았다. 


"저하, 저하의 고통을 나눠 드리고 싶습니다.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고 싶습니다." 


그녀의 따뜻한 말에 이선의 가슴이 따뜻해졌다.


이선은 미정에게 미소를 지었다. 


"미정이라 했느냐, 네 말에 내 위안을 받았다. 나에게 이런 위로가 필요했던 것 같다." 


그는 천천히 말했다.


그들의 대화는 이선의 마음에 깊은 감동을 남겼다. 그는 미정의 이해심과 따뜻함에 위안을 받았다. 그녀의 말에 그는 다시 실낱같은 희망을 찾을 수 있었다. 그의 슬픔은 아주 조금씩 치유되기 시작했다. 그들의 대화는 그들에게 위안과 희망을 주었고, 그들의 삶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그 밤, 그들의 대화는 영원히 잊지 못할 순간으로 기억되었다.

작가의 이전글 각성란_20230705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