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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의 정치적 외로움

투우 구경꾼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거대한 광장을 빽빽이 메운 채

그러나 황소와 싸우는

단 한 사람은 바로 그다.

Bullfight critics ranked in rows

Crowd the enormous plaza full

But only one is there who knows

And he’s the man who fights the bull.


스페인의 전설적인 투우사 도밍고 오르테가의 '시'다. 그 누구도 도와줄 수 없는 순간의 두려움, 외로움, 고독함을 그렸다.  존 F. 케네디가 쿠바미사일 위기 때 읊었던 '시'이기도 하다.


쿠바에는 미사일 기지가 건설되고, 소련제 미사일을 실은 배는 다가오고, 미 군부는 선제공격을 압박하고...


케네디의 결정은 자칫 인류 파멸의 핵전쟁을 초래할 수도 있었다. 구경꾼들은 그를 주시했다. 쿠바미사일 위기라는 투우장에 선 그는 '무한 책임의 두렵고 외로운' 정치적 결정을 해야 했다.


'윤석열의 대한민국'은 진정한 대한민국이 아니다. 윤석렬의 그것과는 완전히 다른 대한민국을 재정립해야 한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지지자들에게 요구받은 임무이다. 정치적으로 두렵고, 외로움 길을 가야 하는 명령을 받은 것이다.


윤석열의 대한민국이 아닌 새로운 대한민국은 민주당의 혁신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민주당 혁신은 기존 민주당 정치의 이해관계로부터 단절되어야만 가능하다.  


윤석열은 야당의 근본적인 혁신을 바라지 않는다. 적대적 공존을 해온 민주당이 새로운 미래를 위해 전면적인 혁신을 한다면, 적대적 공존을 통한 권력 재창출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여태껏 보지 못했던 혁신만이 다음 선거에서 국민들의 선택을 받은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다. 민주당원과 국민은 이걸 보여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보여주면 이길 것이요, 보여주지 못하면 질 것이다. 생과 사의 길이 바로 여기에 있다. 가까운 지인이나 동지도 혁신의 동반자가 될 수 없다면 단절해야 한다. 혁신을 이루려면 자신의 뿌리도 뽑아낼 용기가 동반되어야 한다.


두렵고 외로운 길이다!

외로움, 이는 새로운 역사적 과제를 수행해야 할 지도자의 숙명이다.


"새로운 역사적 과제를 수행해야 할 정치 지도자는 자신의 근원(계급과 출신)에서 뿌리 뽑히고 단절되어야 하며, 현재의 정치 지형으로부터 돌이킬 수 없이 단절되어야만 한다. 정치 지도자는 오직 이러한 고독, 이러한 자유를 부여받을 때만 새로울 수 있다."
♤마키아벨리의 고독 (알튀세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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