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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모리 Sep 05. 2023

감정 조절하기

감정이라는 것은 고등 동물만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존재이다. 감정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감정은 어떤 현상이나 일에 대해 일어나는 마음 또는 느끼는 기분이며 외부 자극에 대한 주관적 느낌을 의미한다. 감정은 심리학에서 '정서'의 개념에 포함되는데, 정서는 감정, 신체 반응, 목적 의식, 표면적 행동 이렇게 4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이렇게 감정은 몸의 생리적 기능 즉, 신체 반응과 그 궤를 같이 한다. 무서운 영화를 보고 '공포감'이라는 감정이 들었을 때 그 감정과 더불어 '식은땀'이라는 신체 반응이 동반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신체 반응은 생리적 반응 체계와 신경을 활성화 시키고 호르몬 활동의 변화 등 감정을 느꼈을 때 신체적으로 일어나는 모든 반응들을 일컫는다. 신체가 이렇게 감정에 반응하는 이유는, 감정은 특별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요소이고, 그러한 상황을 직면했을 때 그 상황에 적응하고 행동을 하기 위해 사전적으로 대처하기 위함이다. 가령, 지인이나 가족이 다치는 '특별한 상황'이 생겼을 때 '불쌍함', '안타까움' 등의 감정이 생겨나고, 그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우리는 그 사람을 병원에 데리고 간다던지 치료를 도와주는 '행동'을 한다. 정서의 요소 중 목적 의식도 굉장히 중요한 요소다. 목적 의식은 행동하고자 하는 욕구이며 감정 당사자에게 목표지향적인 동기를 부여한다.


정서는 동기와 깊은 관계를 갖고 있으며 동기의 한 유형이기도 하다. 정서가 일차적으로 동기 체계를 구성하는데, 가령 '공기 부족'이라는 특수한 상황으로 '공포 정서'가 형성되면 이것이 '탈출'이나 '긴급 연락' 등 행동하고자 하는 '욕구'를 유발하게 된다. 정서는 개인이 잘 적응하고 있는지 판독하는 역할도 한다. 예를 들어, '기쁨'이나 '즐거움'은 사회적으로 잘 받아들여졌거나 목표를 향한 전진을 암시하는 반면, '괴로움'이나 '짜증남' 등의 정서는 사회적으로 따돌려졌거나 실패를 암시하게 된다.


대표적인 감정으로 희(喜), 로(怒), 애(哀), 락(樂)이 존재하며, 유교에서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감정이라 칭한 칠정의 요소로는 희로애락을 포함해  사랑, 증오, 공포, 혐오, 욕망이 있다. 더 복잡하고 발달된 사회에 사는 우리는 더욱 더 많은 감정을 느끼기 마련이다. 현대 사회에서는 우울감, 죄책감, 수치심, 질투심, 눈치 보임, 불안감, 의심, 두려움, 부러움, 절망, 어이없음, 빈정 상함, 난처함, 뿌듯함, 관심, 설렘, 걱정, 기대, 감동 등 많은 감정들이 추가되었다. 각박한 세상이다 보니 대체로 부정적인 감정들이 많이 생겨난 듯 하다. 감정이 일관되지 못한 것을 ‘이중적이다’라고 하며, 감정이 고장난 사람을 ‘사이코패스’라 한다. 


감정이라는 것이 색깔과 같아서, 사회 생활을 하는 많은 시간 동안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감정이 무뎌지고 주변 사람들과 동화되기 마련이다. 청년기에 개성 있고 자신감 넘쳤던 감정은 사회 생활이라는 기간을 지나면서 평범하고 처세에 능한 색깔 없는 감정으로 도태된다. 안정감이 있다는 것은 당신의 감정 소모가 최소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누구나 분명 가슴 깊숙한 곳에 세상에 나오고 싶어 하는 개성 있는 감정이 존재한다. 하지만 성인이 되면 대부분 감정을 숨긴 채 살아간다. 성년기를 보내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개성 있었던 청년기를 그리워하고 또 추억하는 이유이다. 그러므로 인생의 절정을 보내는 청년들은 이 때의 감정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 때의 감정이 자기 자신과 가장 어울리는 색깔이기 때문이다. 


현대 사회에서 감정의 결여는 너무나도 흔하다. 대한민국은 그 어느 나라보다 어린 시절부터 치열한 경쟁 사회를 경험하며 수많은 시험들을 보면서 전교 1등을 꾸준히 하지 않는 이상, 누구나 '열등감'이라는 감정을 가지게 된다. 또한, 학교 폭력, 부모와 자식 간의 갈등, 성적 문제 등 다양한 스트레스가 겹치면서 대한민국 청소년들은 긍정적인 감정을 가지며 살기 힘들다. 청소년기와 청년기 때에는 성이나 인간 관계에 민감하고 아동기만큼 감정에 대한 관리가 중요한 시기이며 자아를 발견하는 시점이어서 애정의 욕구도 늘어나고 자아 비판적인 사고가 증가하며 우울증의 위기가 최고조에 이르는 시점이다. 반사회적인 행동의 위험성도 있기 때문에 상담 등 대화를 통한 감정의 이해와 관리가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지만 그들 주변에서 주로 하는 말은 '공부나 열심히 해라' '성공의 지름길은 공부밖에 없다'라는 말들이다. 


이러한 성적 기반의 경쟁심과 열등감이 성인이 되어서는 급여 기반의 경쟁심과 열등감으로 변화된다. 그들은 성적이 아니라 급여, 인간 관계로 또다시 스트레스를 받는다. '누구는 대기업 다니더라', '누구는 연봉 얼마 받더라'라는 기준으로 사람이 평가된다. '열등감'은 '자존감'이 무너지는 결과를 낳는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인생에서 우리는 굳이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며 살 필요가 없다. 부정적인 감정은 우리의 정신건강에 해가 될 뿐이다. 불필요한 감정을 걷어내고 좋은 감정으로 채우자. 좋은 감정은 채워도 채워도 부족하지 않다. 앞서 언급한 감정 중 좋은 감정들을 추려보면, 뿌듯함, 설렘, 기대, 감동 등이 있다. 이 4가지 감정만 갖고 하루를 보내면 그 하루는 충분히 행복하다. 그 행복한 하루들이 모이고 모이면 행복한 인생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하루를 보내는 게 어렵지 않다. 누군가를 도우면 '뿌듯함'이 느껴지고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있으면 '설레며' 웃기는 대화를 하거나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재미있는 영화를 보거나 즐거운 음악을 듣거나 아름다운 물건을 보거나 아름다운 장소에 가면 우리는 '즐거움'이나 '감동'을 느낀다. 그저 행복에 대한 기준이 높은 사람만이 불행을 느낄 뿐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는 즐거움이나 감동의 기억보다 고통과 불쾌함의 기억이 더 오래가기 마련이다. 이것은 인간이 생존본능에 의해 미래의 위험을 회피하고 고통을 줄이기 위해 장기 기억으로 저장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뇌의 부정적 편향을 인지하고 자기자신의 불완전함을 인정하여 자신의 상황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현재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감정을 조절해보자. 감정 조절이 곧 행복의 길이다. 어쩌면 감정을 '조절'하는 것보다 '대체'하는 것이 더 올바른 표현일 수도 있다. '분노'하기 보다 문제를 해결하는데 집중하고, 큰 문제가 아니면 그냥 넘어가려고 노력해보자. 또한 '열등감'을 느끼기보다 '자신감'과 '우월함'을 느껴보자. 분명 누구나 다른 사람보다 뛰어난 자기자신만의 우월한 분야를 가지고 있다. 다만 그걸 활용하지 못하거나 선보이지 못했을 뿐이다. '괴로움'을 느낀다면 그 괴로운 상황이나 공간을 벗어나면 된다. 감정은 보기보다 쉽게 바뀌는 존재이다. 행복의 길은 누구에나 존재하며 그 길을 개척하는 것은 오로지 자기 자신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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