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참견러 '어른 아이'

by 한꽂쌤

겉모습은 어른인데 이래도 불만, 저래도 불만인 사람들이 있다. 뭐가 그리 매사에 불만이 많을까? 싶을 정도로 주위 사람들을 피곤하게 한다. 이러한 사람 곁에 있으면 신경이 쓰이고 불편하기 일쑤인데 그렇다고 해서 그 사람의 필요를 채워줘야 하는 의무는 그 누구에게도 없다. 책임감을 과도하게 느끼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 그냥 무시해도 된다. 불평이 많은 사람은 당신이 아니어도 그 누구에게든 불평을 쏟아낼 것이고 어떤 상황이든 불만이 많을 테니까.


불평불만이 많은 사람을 그냥 두고 보지 못하는 사람 또한 불평불만을 토로하는 사람 못지않게 유아성이 존재한다. 두 사람에게 있는 미성숙한 유아성은, 한 사람은 요구를 하고 다른 한 사람은 채워주느라 바쁘다 보니 어긋난 관계로 변질된다. 심리적으로 미성숙한 성인은 주위의 사람들을 편안히 놓아주지 못한다. 신경 쓰이고 참견할 일들이 눈에 띄기 때문에 도통 절제가 되지 않는다. 언뜻 보기에는 '배려심' '도움'의 모양새이지만 자세히 보면 '간섭'일 뿐이다. 의도치 않게 주변 사람들의 일이 신경이 쓰이고 내키지 않으면서도 결국 도와주거나 참견하게 되는 사람들은 어린아이와 같은 부분이 자신에게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이러한 인지가 없다면 자신의 태도를 정당화시키기 위해


돕고 싶어서 그랬다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랬다

잘못되는 걸 볼 수 없으니 어쩔 수가 없었다

우리 사이에 이 정도는 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


라는 수식어들을 내세우며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시킨다. 나이가 늘어간다고 해서 심리적 성숙도 또한 늘어가는 건 아니다. 그만큼 성장한 성인이 된다는 것은 어렵기도 하다. 자신의 태도를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다 너를 위해서'라는 태도를 일삼는다면 진정한 배려를 모르는 사람이다. 상대방이 간섭으로 느끼며 '관심을 그만두었으면'하는 바람을 보인다면 멈춰야 한다. 멈추지 않고 더 나아가는 행위는 자신의 지배 욕구를 채우려는 이기심일 뿐이다. 상대가 원하는 바를 제대로 듣지 못하고 자신의 행동을 제어하지 못한다면 서로에게 불편함만 가중될 뿐이다. 상대방이 자신의 호의를 무시하는 듯 보이면


내가 저를 걱정해주는 것도 모르고 서운하게 말하네

내가 지금까지 OO 이에게 어떻게 대했었는데 내 호의를 무시해?

나를 이렇게 대하면 안 되지. 내가 해준 게 얼만데...


이러한 말을 하며 생색내기 좋아하는 사람은 상대방의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하기 때문에 더 깊숙이 관여하려 한다. 자신의 행동이 상대방을 이롭게 해주는 행위라고 맹신하며 상대방의 거절 의사표시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남을 참견하기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래도 자신의 감정을 실어서 간섭하게 된다. 자시의 좋고, 싫음, 선호도가 반영되기 대문에 감정적이 될 수밖에 없다. 타인과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는 방법이 지나친 관심과 참견하는 방법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간섭 없이도 얼마든지 상대방과 건전한 관계를 맺을 수 있어야 하는데 이것이야 말로 성숙한 어른의 자세이다.


나는 오지랖이 심해요. 안 그러려고 해도 자꾸 참견하게 돼요.

다른 사람을 자꾸 도와주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모른 채 하고 싶지만 잘 안돼요. 결국 그러다가 나만 상처받게 돼서 속상해요

참견을 오지랖과 비슷하게 해석해도 좋을 듯하다. 오지랖은 충청도 방언이면서 순우리말로 웃옷이나 윗도리에 입는 겉옷의 앞자락을 뜻한다. '오지랖이 넓다'라는 말을 흔히 주고받는 경우가 많은데 '따지고 간섭할 필요도 없는 일에 참견하는 모양새'를 말한다. 의도는 훌륭하나 그 의도가 타인에게는 어떤 식으로 받아들여질지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하는 행동이 오지랖이다. 이들은 타인에게 지적을 받아도 인정하려들지 않고 오히려 '나의 의도를 몰라준다'라며 화를 내는 경우도 있다.


주변을 신경 쓰다가 오히려 자신이 상처받고 있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에도 자신이 지나치게 다른 사람을 신경 쓰고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적절한 거리를 두고 타인이 편하게 여길 만큼만 다가가는 것도 성숙한 어른의 조건이다.


유아성이 남아있는 어른은 타인과의 관계를 맺을 때마다 꺼림칙한 마음이 들 수 있다. 자신이 그러한 마음을 상대방에게 전이시키기도 하고 상대방 또한 자신에게 불편한 감정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상대방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적절한 타이밍과 방법을 알면 좋다. 적절한 시기를 맞추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도와줘도 되겠느냐'라고 물어보고 '언제 즘 도움을 주어도 좋을지'에 대해서도 물어보면 좋다. 도움이라는 것은 상대방에게 해가 되면 안 된다. 도와주는 행동이 상대방을 거북하게 한다면 반드시 바로 철수해야 한다. 기꺼이 해주고 싶은 마음이 있더라도 상대방의 의중을 존중해주어야 한다.


다른 사람들을 신경 쓰느라 지나친 에너지를 쏟지 말자. 삶은 각자 자기가 책임지는 것이 원칙이다. 다른 사람은 그 사람대로, 나는 나대로의 세계에 집중하면 될 일이다.

keyword
이전 11화반동형성(방어기제) '나를 좀 사랑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