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캔버스를 채운 영화들, 그리고 명대사들
적막이 흐르는 깜깜한 극장,
오프닝 크레디트가 뜬다.
은막의 빛이 서서히 밝아질 때면 나는 여전히 환상의 미지의 세계로 빠져드는 것 같다.
극장에서 영화다운 영화를 본 것은 아마도 <늑대와 춤을(Dances with Wolves,)>(1990)이 처음이었을 것이다. 그 후 30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돌이켜보니 극장의 은막은 나의 웃음, 눈물, 사색을 비추는 마법 같은 캔버스였다. 나에게 영화는 단지 오락거리 그 이상이었다. 하나하나의 영화는 'J의 인생'이라는 캔버스에 칠해진 붓자국이 되어주었다. 문학을 전공하고 통역과 번역으로 밥벌이를 하는 나에게 영화 대사는 특히 우리말과 영어의 다른 매력은 물론이요, 삶에 대한 성찰의 시간까지 선사해 주었다.
이 에세이 모음에서 소개하는 영화 대사들은 사실 우리 모두의 목소리기도 하다. 영화는 우리 인생의 중요한 시절에 늘 스며있다. 달달한 연애시절이나 따뜻한 가족애를 느끼던 행복한 순간부터 실연이나 좌절을 통과할 때도 우리와 함께 해준 벗이 바로 영화다. 오랜 벗은 언제 만나도 그때의 정취와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내 소박한 글이 영화를 사랑하는 그 누군가에게 따뜻하게 닿기를 소망하며.
23년 10월 어느 날
커버사진: Unsplash의 Karen Zha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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