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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혠나날 Aug 13. 2022

노르웨이의 숲

- 행복 한 조각이 도착했습니다. #1-



나뭇잎 사이로 햇빛이 반짝인다.

고개를 들면 나무와 나무가 서로를 위해

남겨둔 틈 사이로 온유한 바다가 펼쳐져 있다.

파란 하늘 보인다.

나는 고요하게 숲을 걷는다.

나무와 흙과 풀과 꽃이 어우러져 나는 내음이 바람에 전해온다.

발을 내딛을 때마다 단단한 대지가

나의 걸음걸음을 든든하게 받쳐주고 있음을 느낀다.



아무런 근심 걱정도 없이 그저 천천히 걷는다.

보고 싶은 대로, 가고 싶은 데로.

나무 둥치에도 앉아본다.

나의 숲 속에서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켠다.

잔잔하지만 그 속도대로 나를 위안하는 선율.

숨을 깊게 들이마시면 숲의 공기가 콧구멍 가득 담긴다.

숨을 천천히 내쉬면 나의 잡념들이 빠져나간다.

나는 나의 가벼운 천가방에서 초록색 풋사과를 꺼낸다.

슥슥 닦아 한입 베어 물면,

달고 약간은 신 과즙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그렇게 한참을 있다

가벼워진 마음으로 다시 나무들 사이를 걷는다.



어느 곳에든 피어있는 이름 모를 색색의 들꽃들과

물이 졸졸 흐르는 개울 위로 비치는 윤슬을 눈에 담고 지저귀는 새소리를 듣는다.



초록 잎에 드리우는 그림자와 햇살에 꽃과 잎들이 절반만 보이기도 한다.

파랗게도 하얗게도 붉게도 피어있는 꽃들과

온 힘을 다해 생명을 발산하고 있는 싱그러운 잎들.

그것들을 더 자세히 보기 위해 가던 걸음을 멈추고

잠시 앉아 찬찬히 바라본다.

이파리에 올라 있던 햇볕이 내게도 장난스레 올라온다.

간지럽고, 온화하고, 따듯한 순간.




그저 조용히, 천천히, 느리고 온전하게

내면에 집중하는

나의 생명에 수분을 채우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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