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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선우 Jul 19. 2022

육아로 힘들어하는 내게 아이 입장에서 조언할 때

온전히 들어주고 공감하기

금요일에 아이가 와서 월요일에 시댁에 갈 때까지 나는 3일을 꼬박 밤새고 낮에는 커피 마시며 틈틈이 일하고 애를 본다.


일요일 밤은 가장 고통스럽다. 나도 지치고 힘들고 자고 싶은데 아이는 잠이 오지 않는다며 새벽까지 주무르고 자장가 틀어주고 옛날 얘기해주고...


이런 이야기 할 때 가장 잘 공감해주고 맞장구 쳐주며 들어주는 사람은 최근 쌍둥이 낳아서 후회하며 힘들게 애 키우는 육아 동지뿐이다.


그 육아 동지도 첫째 낳아서 키울 땐 나를 공감해주지 못했는데 쌍둥이 키우니 한 애 재우면 다른 애가 깨서 울고... 잠을 계속 못 자니 이제야 내 심정이 이해되고 공감이 된다는 것이다.


아이를 낳아본 경험이 없는 사람은 자신이 엄마였던 적이 없기 때문에 늘 아이 편이다. 자신이 아이였을 때를 투영해서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아이에게 엄마가 중요하대)로 내게 아이에게 조금 더 따뜻하게 대해주고 아이와 시간을 더 보내라고 조언한다. 난 나의 고통에 "힘들겠구나" 이 한 마디의 위로가 필요해서 전화했는데 더 힘이 빠진다.


맞는 말이고 나름 나를 위해서 하는 말이라는 것은 알지만, 나도 아이가 안쓰러워서 아이랑 매일 함께 자고 싶은데, 아이랑 자면 내가 잠을 전혀 못 자고 커피 쏟아부으며 다음날 종일 일해야 하니 몸도 상하고 결국 마음까지 예민해진다.


애기 엄마가 힘들다고 하면 제발 공감부터 해주고 "얼마나 힘들까... 사람이 잠을 못 자면 미칠 것 같지..." 이렇게 말해줬으면 좋겠다. 힘들다는 표현 자체를 못하게 하고 아이가 얼마나 이쁘니, 아이에겐 지금이 중요한 시기이니 네가 참고 애랑 더 많은 시간을 보내라고 하면 내 상황과 너무 이질감이 느껴져서 한동안 대화하기가 싫다.


엄마도 사람이고 휴식이 필요하고 한 인간으로서 즐길 권리가 있다. 엄마가 되면 인생 포기하고 아이를 위해 모든 걸 포기하고 참기만 하라고 하는 사람들하고는 소통하기가 싫다.


이런 내가 비정상인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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