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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선우 Aug 17. 2022

아이가 엄마 껌딱지일 때가 그리울 거예요

고통 속에 있는 사람에겐 공감이 답이다!

4년 동안 나는 아이와 함께 있을 땐

아이를 계속 안고 있어야 했고, 다른 곳을 쳐다보지도 못했고, 다른 사람과 대화도 못했고, 핸드폰도 못 보고, 아이 잠들 때까지 아이를 계속 쳐다보고 있어야 했다.


놀이터를 가도 애 손잡고 비좁은 놀이터를 같이 다녀야 했고, 다른 곳을 쳐다보거나 다른 사람하고 대화하면 화내고 울고 칭얼거리고 오랫동안 짜증을 낸다.


몸종이 된 것 같고, 감옥에 갇혀 사는 것이 더 자유로울 것 같았다. 어딘가를 볼 수 있는 자유가 있고, 혼자 잘 수도 있으니까...


가장 위로받고 공감받아야 할 가족에게 힘들어하는 티를 내면 비난받으니까 애랑 되도록 안 부딪히려고 한다.


애는 더더욱 엄마를 못 보니 엄마에 대한 집착이 커지고

난 애랑 있는 시간이 너무 괴롭고

배고플 때 밥 먹고 싶고, 자고 싶을 때 자고 싶은데...

피곤할 때 쉬고 싶고...


많이 우울하다.


아이 생각하면 미안하고 안쓰럽고

나 생각하면 불쌍하고

내가 돈을 더 많이 벌어서 매일 출퇴근하는 분을 고용해야 비로소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잠 못 자면서 일하고 애 보는 것만으로도 난 한계를 이미 넘어섰는데, 반찬하고 밥하라고 요구하고, 본인도 반찬 해본 적 없으면서 그게 마치 당연한 나의 의무를 안 한다고 비난하면 난 너무 힘들다.


신랑이 너무 고지식하고 옛날 사고방식인 것 같다.

가끔 햇반도 사 먹고, 반찬도 사 먹으면 좋은데

집에 먹을 것 없다고 몇 날 며칠 애보랴 일하랴 잠 못 자며 헉헉 거리는 내게 화냈던 날을 잊을 수가 없다.


친정 엄마가 매일 애도 봐주고 집안일도 해주시고... 그런 친구들 보면 부럽다.


아이를 안 낳아본 사람에겐 육아의 고통을 호소하지 말아야겠다. 난 4년 동 자유가 없어서 죽고 싶은 심정인데 "그것도 잠깐이에요, 나중엔 다들 그때를 그리워해요" 이렇게 말하는 소리를 들으니 좌절이 된다.


상대의 고통을 듣고 공감해 주는 건 정말 힘든 일인 것 같다.

나도 그게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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