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선우 Aug 17. 2022

아이가 엄마 껌딱지일 때가 그리울 거예요

고통 속에 있는 사람에겐 공감이 답이다!

4년 동안 나는 아이와 함께 있을 땐

아이를 계속 안고 있어야 했고, 다른 곳을 쳐다보지도 못했고, 다른 사람과 대화도 못했고, 핸드폰도 못 보고, 아이 잠들 때까지 아이를 계속 쳐다보고 있어야 했다.


놀이터를 가도 애 손잡고 비좁은 놀이터를 같이 다녀야 했고, 다른 곳을 쳐다보거나 다른 사람하고 대화하면 화내고 울고 칭얼거리고 오랫동안 짜증을 낸다.


몸종이 된 것 같고, 감옥에 갇혀 사는 것이 더 자유로울 것 같았다. 어딘가를 볼 수 있는 자유가 있고, 혼자 잘 수도 있으니까...


가장 위로받고 공감받아야 할 가족에게 힘들어하는 티를 내면 비난받으니까 애랑 되도록 안 부딪히려고 한다.


애는 더더욱 엄마를 못 보니 엄마에 대한 집착이 커지고

난 애랑 있는 시간이 너무 괴롭고

배고플 때 밥 먹고 싶고, 자고 싶을 때 자고 싶은데...

피곤할 때 쉬고 싶고...


많이 우울하다.


아이 생각하면 미안하고 안쓰럽고

나 생각하면 불쌍하고

내가 돈을 더 많이 벌어서 매일 출퇴근하는 분을 고용해야 비로소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잠 못 자면서 일하고 애 보는 것만으로도 난 한계를 이미 넘어섰는데, 반찬하고 밥하라고 요구하고, 본인도 반찬 해본 적 없으면서 그게 마치 당연한 나의 의무를 안 한다고 비난하면 난 너무 힘들다.


신랑이 너무 고지식하고 옛날 사고방식인 것 같다.

가끔 햇반도 사 먹고, 반찬도 사 먹으면 좋은데

집에 먹을 것 없다고 몇 날 며칠 애보랴 일하랴 잠 못 자며 헉헉 거리는 내게 화냈던 날을 잊을 수가 없다.


친정 엄마가 매일 애도 봐주고 집안일도 해주시고... 그런 친구들 보면 부럽다.


아이를 안 낳아본 사람에겐 육아의 고통을 호소하지 말아야겠다. 난 4년 동 자유가 없어서 죽고 싶은 심정인데 "그것도 잠깐이에요, 나중엔 다들 그때를 그리워해요" 이렇게 말하는 소리를 들으니 좌절이 된다.


상대의 고통을 듣고 공감해 주는 건 정말 힘든 일인 것 같다.

나도 그게 쉽지 않다.


이전 18화 힘든 상황의 학우님과 통화 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