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 전화가 왔다. 나는 160여 학우님들의 학업을 돕는 일을 하고 있어서 내 번호를 공개했다. 컴퓨터가 서투시거나 시급한 건을 빨리 처리해드리고 싶었다.
"아내가 갑자기 쓰러져서 중환자실에 있어서 과제 수행이 어려운데 도와줄 방법이 있나요?"
사실 나는 과목 튜터라서 행정적인 절차는 잘 모르지만... 과제의 경우 대체시험이 불가하고 행정실 문의 후 다시 안내드리겠다고 했다.
가족의 아픔을 먼저 깊이 공감해드렸어야 했는데... 사무적인 답변을 먼저 해드려서 그런지 큰소리를 내시며 화를 내시는데... 그 절규 속엔 도움과 위로가 절실히 필요했음이 느껴져서 불쾌하진 않았다.
그 분과 전화를 끊고 나니, 문득 그분의 모습이 내 모습이구나! 이런 깨달음이 있었다. 육아가 너무 힘들어서 마음의 여유가 없을 때, 나는 죄 없는 가족들에게 이렇게 화내고 섭섭해했겠구나...
학과 사무실에 문의 후 강의 취소 절차를 안내드리면서 아내분의 아픔으로 얼마나 상심이 크시고 힘드실지... 위로를 먼저 건네었다.
내게 진정 필요한 것은 새로운 지식이나 유용한 정보가 아니라 공감과 위로였구나! 지금까지 내가 배우고 개발한 도구들은 공감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옳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