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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하 Sep 15. 2024

 즉흥여행의 끝은

당일치기 같았던 1박 2일

어제 늦은 오후 출발했던 여행

하루 만에 집에 잘 도착했다.


어젯밤 부안에 도착하니 온 세상이 깜깜했다.

부안의 모습을 상상하며 잠이 들었고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창문을 열었다.

바깥풍경은 전라도가 평지라는 걸 보여주는 듯

넓은 논이 펼쳐져 있었다.


남편을 깨워 일찍 나가자며 보채기 시작했다

일찍 둘러보고 아침 먹고 빨리 이동하자고

서둘러 준비해 채석강으로 갔다

주차를 하고 몇 걸음 만에 도착한

격포해수욕장

저 멀리 보이는 채석강

이미 물은 저 멀리 물러난 상태로

채석강의 절벽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었다

우리는 보물찾기 하는 사람 마냥 각자의

템포로 걸으며 사진을 찍고

서로를 찍어주고

만나면 함께 사진을 찍었다


이번 즉흥여행은 나를 위한 여행이었다.

내가 꼭 와야 할 이유가 있었기에

수많은 보물을 채집하고 아침 먹을 장소를

찾았다.

어젯밤 먹은 백합죽이 또 생각나서

다른 맛집을 찾아 아침을 먹었다.

역시 전라도 음식은 예나 지금이나

나의 입맛을 사로 았다

반찬으로 나온 오징어 젓갈이 너무 맛있어

친정엄마랑 나눠먹으려고 한통을 사 왔다


아침도 든든히 먹고 다음장소는 염전으로 가기로 했다.

염전은 내 생애 처음 가보는 곳이었다.

티브이로만 보던 장소를

직접 내 눈으로 보니 너무 신기했다

가장 더운 시간 나이 지긋한 분이 웃통을

벗고 소금을 긁어모으는 장면은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지금 소금 채취 시기라 시기도

맞춘 듯했다

이글 거리는 태양아래

온몸에 소금땀을 흘리며

소금을 만드는 장면을 사진에 담고

그 자리를 벗어났다.

우리의 즉흥 여행은 순탄했다

마지막 코스로 서해 왔으니 갯벌 구경하자며

줄포만 갯벌을 마지막으로

부안과 작별 인사를 나눴다.


부안을 나오면서

남편에게 우리 다음에는 영광으로 가자! 고했더니

영광은 여기서 1시간도 안 걸려

그냥 들렀다 가자!

계획에도 없던 일이었다.

물론 즉흥 여행이었지만 영광까지 갈 생각은 아니었다.

남편은 아마도 이 먼 거리를 다시 오고 싶지 않았나 보다.

이미 차는 영광으로 향하고 있었다


우리 영광 갔다가 집은 무사히 갈수 있겠지?

내일 시댁 일찍 가야 하는데 괜찮겠지...

그렇게 우리의 즉흥여행은 또 다른 즉흥여행이 되어버렸다


j형인 나는 은근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집으로 가야 하는 계획이 틀어져버리자

불길한 예감이 들기 시작했다


다음 이야기는 내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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