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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하 Mar 29. 2024

22. 백세 시대

어떤 노후를 원하세요?


백세 시대

어떻게 살아야 할까?


친정 아빠는 폐암 투병 중이시다.

평생을 연안부두에서 일하시다 정년퇴직을 하시고

몇 년간 집에서 쉬셨다.

엄마는 아빠가 다시 일하러 가길 바랐지만

아빠는 다시 일터로 가시지 않았다.

그렇게 집에서 미니 텃밭을 가꾸시며

하루하루를 보내던 어느 날

건강검진 후 폐암 선고를 받으셨다.


아빠의 병원 치료와 수술이 본격적으로 이루어

지면서 아빠뿐만 아니라 엄마도 발목이 묶여버렸다.


엄마는 평소에 활동적이고 붙임성도 좋고

나와는 전혀 다른 인맥의 여왕이다.

처음 만나는 사람과도 연락처를 주고받으며

아주 친하게 지내는 사교왕


그렇게 일도 하고 다니는 걸 좋아하는 엄마는

24시간 아빠의 간병인이 되었다.

삼시세끼 밥 차리고 아빠 시중들고

아빠 비유 맞추고

아빠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따지는 법 없이 싸우지 않고 다 받아주는

엄마다. 그럴땐 정말 부처가 따로 없다.


백세시대에 뭐 하고 살 거냐고?

백세시대를 살아 갈려면 부지런히 더 벌어야 한다고.

하지만,

백세시대에 아빠는 병원 다니며 병을 치료해야 하고

엄마는 병간호를 해야 할 상황이다.


취미 생활을 하기위해 그림이나 캘리를 배우러 가면

엄마 또래의 어머님들이 이것저것 배우며

정말 즐겁게 사는 모습들을 본다.

그런 분들을 볼 때마다

우리 엄마는? 우리 아빠는? 왜 저렇게 살지 못하는 걸까? 하는 생각에 속상하다.


잠깐이라도 바람 쐬자고 해도

잠시도 엄마는 아빠를 혼자 두지 않는다.

병원에서도 아빠 병간호 하는 모습을 보며

이런 사람 없다며 소문이 자자할 정도란다.


무뚝뚝한 아빠도 병원에서 엄마의 간호를 보며

조금 달라지긴 했지만...

몸이 아프니 모든 짜증은 여전히 고스란히

엄마 몫이 된다.




얼마 전

옹기 마을에 탐방을 갔다가

풀숲 한편에 흙으로 만든 말라비틀어진 소 한 마리를 보았다.

소는 평생을 부지런히 일하든지

온몸을 인간들을 위해 쓰여진다.


비쩍 마른 소를 보니 부모님이 생각났다.

백세 시대에

좋은 세상에

놀거리도 많고 할 것도 많고

돈 벌곳도 많고 할 일 천지인데

아빠는 암투병에

암마는 병간호에

자유롭지 않은 몸이 되어버린

부모님이 스쳐 지나갔다.


그 순간 떠오른 디카시였다.

해야할일 하고 싶은 일 천지인데

몸이 말을 듣지 않는 부모님 생각에

시한편이 나왔다.


완전히 나아지길 바라는 건 힘들겠지만

조금이라도 나아져서

엄마 아빠 손잡고 가까운 곳에 나들이라도

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남은 백세 시대 조금 더 즐겁게 살 수 있기를

바라며....


오늘의 모닝 바카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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