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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카피 Apr 27. 2024

복국 9,000원에 솥밥까지 나오는 집

부산 대연동 미미복국

부산 문화의 성지 대연동 부산문화회관 바로 아래엔 레전드급 복국집이 두 곳이나 있다. 오랜 시간 그곳에서 자리를 지켜오며 부산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집들이다. 미미복국과 문화복국. 문화복국은 가끔 갔지만 미미복국은 한 번도 가보지 못했던 나인데 하필 월요일 휴무인 문화복국 덕에 미미복국을 가게 되었다.

물가가 천정부지로 높아져가는 요즘, 9,000원에 정갈한 8첩 찬에 맛보기 복껍질무침, 시원한 복국(은복)에 솥밥까지 주는 집이 또 있을까? 콩나물과 미나리를 아낌없이 듬뿍 넣어 더 시원해 마지막 한 방울까지 고마운 마음으로 먹을 수 있는 미미복국이었다.

함께 간 일행 덕에 은복이 아닌 까치복(17,000)을 먹게 되었는데 복이 이렇게나 부드러울 일인가? 입에서 살살 녹는다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거구나 싶은 순간이었다. 더군다나 화려한 외모를 자랑하는 까치복의 꼬리 부분은 그야말로 예술 그 잡채!

점심으로 갔던 터라 복국만 먹었는데 메뉴를 보니 저녁에 와야 할 집이다. 12,000원의 김치복국도 궁금하고 복까스 12,000원의 가성비는 더 궁금하다. 복수육, 복전골, 복찜, 복튀김들이 은복, 밀복, 까치복의 등급에 따라 금액이 다르다. 복튀김이 15,000원이라니 이것 또한 놀랍다.


A코스, B코스의 구성을 보면 다소 비싼 것처럼 보여도 하나하나 따로 주문했을 때보다 훨씬 다양하게 맛볼 수 있을 것 같다. 찜이냐 불고기냐, 샤브샤브냐 전골이냐의 차이. 복수육 먹을 수 있는 집들이 점점 줄어드는 요즘, 오밀조밀한 오마카세보다 푸짐한 복파티도 좋겠다 싶다.


든든히 배를 채우고 미미복국을 나섰다. 바로 옆집인 문화복국. 나는 안다 문화복국은 복국에 솥밥이 9,000원이 아닌 8,000원이라는 사실을. 그 가격에 날 계란을 더해 솥밥에 넣어 먹을 수 있다는 사실도! 두 집이 사이좋게 오래오래 쌍벽을 이루며 맛의 거탑을 세워주길 바란다.

문화복국 8,000원의 행복



[100퍼센트 리얼 내돈내산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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