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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재 Oct 04. 2022

7편. 사막에 꽃이 폈대

<사막에 꽃이 폈대>


여러분은 꿈을 꾸실 때 색깔이 있는 컬러꿈을 꾸시나요? 아니면 색깔이 없는 흑백꿈을 꾸시나요?


저 같은 경우는 이 질문을 보고 한번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매번 다른 것 같더라고요. 어떤 날은 흑백 영화를 보고 일어난 것처럼 흐리게 장면 장면이 조각나서 기억나는 경우도 있고, 또 다른 날은 정말 생생하게 색이 하나하나 기억나는 경우도 있고요.


왜 이런 차이가 생길까 궁금해서 찾아보니 컬러꿈과 흑백꿈은 수면 상태에 따라 결정된다고 하더라고요.


한 연구에 따르면, 흑백꿈이 '건강한' 꿈이라고 합니다.

만약 우리가 정상적이고 건강한 수면을 취했다면, "렘 수면 단계"에서 꿈을 꾸게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렘 수면 단계에 진입하지 못한 얕은 수면상태에서 꿈을 꾸게 되면 꿈이 더 생생하고 다채롭게 느껴지며 컬러꿈을 꿨다고 느끼게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즉 깊은 잠을 자지 못한 경우 컬러꿈을 꾸게 될 확률이 높아진다는 거죠.


또다른 흥미로운 연구 결과도 있었는데요, 이 컬러꿈과 흑백꿈이 나이에 영향을 받기도 한다는 겁니다. 어렸을 때 흑백 티비를 보고 자란 세대는 흑백 꿈을 꾸고 컬러 티비를 보고 자란 세대는 컬러 꿈을 꾼다고도 하네요.


자, 그러면 이제 언제나처럼 저의 꿈 노트 그 일곱 번째 장을 여러분과 공유해보려고 합니다.

-이 글은 제가 꾼 꿈을 각색을 통해 짧은 소설 형태로 정리한 글입니다.



폭우가 쏟아지던 여름이었다.

창문 밖으로는 늘 먹구름이 껴있었으며 거센 빗줄기가 만들어낸 물웅덩이가 곳곳에 파여있었다. 복도에 놓인 우산꽂이에 고인 빗물은 마를 틈이 없었다.


그런데 뜻밖의 일이 생겼다. 세계 곳곳의 사막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야생화가 만개한 것이었다. 전 세계적으로 유래에 없는 폭우가 내린 탓이었다.

활짝 핀 꽃잎들, 끝없이 펼쳐진 노랗고 붉은빛의 물결. 메마른 땅인 사막 그 속에서 피어난 꽃들은 순식간에 입소문을 타고 흩날렸다.     


사막에 핀 야생화들이 지기 전까지 사람들은 종종 이렇게 안부를 물었다. "사막에 꽃이 폈대. "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긴긴 장마를 견뎌내며 어느새 우리는 너무 지쳐있었던 것이 아닐까. 빈말일 뿐인 인사는 사치라고 여기며 어느새 서로의 안부를 묻는 것이 낯설어졌던 것이었을까.


사람들은 꽃이 지기 전에 우리 한번 보자며 약속을 잡고, 잘 지내고 있냐며 그냥 사막에 꽃이 폈다는 소식을 네가 좋아할 것 같았다며 화두를 떼며, 낯간지러운 인사를 건넬 명분을 마련하고 있었다.  


사막의 꽃들이 모두 진 후로도 이상하리만큼 세찬 빗줄기가 쏟아지는 날이면, 사람들은 그때는 그랬었다며 꽃의 향기를 빌려 누군가에게 기댈 품을 찾고는 했었다.  



*글과 사진의 무단도용을 금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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