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초고 #1
'일일초고'는 매일매일 글을 쓰는 습관을 들이기 위한 프로젝트로 20분간의 짧은 시간동안 그저 생각나는 대로 작성합니다. 문맥이 이상하기도, 이야기가 산으로 가기도 하겠지만 '초고'로서 앞으로 쓸 글들의 밑바탕이 될 글을 씁니다.
좋은 영화가 나오면 마음이 들뜬다. 씨네필이라서 그런건 아니다. 오히려 영화를 모른다. 영화관에서의 몰임감을 좋아해 매주 영화를 보러가지만 그저 힐링을 위한 시간일 뿐, 영화를 분석하거나 그 세계관에 몰입하지 않는다. 발터 벤야민의 '기술복제 시대의 예술작품'에서는 그렇게 말한다. "그림을 볼때, 예술가는 그림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대중은 스스로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영화관에 자주 가긴 하지만 여전히 영화의 내용을 스스로에게 대입하는 것을 보니 시네필이 되기에는 멀었나 보다.
좋은 영화가 나오길 기다리는 이유는 좋은 작품 뒤에는 항상 좋은 문장과 글들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매일 필사하는 것이 스스로의 과제이기에 항상 좋은 필사거리를 찾기위해 필사적이다. 그렇게 찾은 필사 거리는 바로 영화평론이었다. 영화라는 장르 자체가 다양한 수단과 연출을 통해 메세지를 전달하는 매체이다 보니 영화평론은 너무나도 난해한 예술평론, 너무나도 딱딱한 시사평론의 사이에서 니즈를 충족한다.
특히 전달하는 의미가 깊고, 예술성이 뛰어난 영화가 나오면 평론의 문장 또한 덩달아 깊어진다. 평론이라고 다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항상 필사 거리를 찾는 것은 고된 일인데, '애프터양', '헤어질 결심'과 같은 영화가 개봉했을 때는 평론 전체를 필사하고 싶었을 만큼 행복한 고민이 깊었다.
좋은 작품은 좋은 영향력 그리고 좋은 글을 가져다 준다. 이것이 내가 좋은 영화가 나오길 기대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