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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례한 팀장, 정면충돌 없이 이기는 전략

감정은 참되, 영향력은 키우는 현실적 해법

by 마찌

1. “팀장님, 그 말은 좀 선 넘으신 것 같습니다”…


“일을 이렇게 하면 어떻게 하자는 거야?”

“아니 지난번에 못알아들었으면 모르겠다고 말했어야지!”


실무 현장에서 가끔 마주하게 되는 말입니다.

정당한 피드백이 아니라,

모욕적으로 느껴질 만큼 무례한 언행일 수 있습니다.

그런 말을 들으면,

가슴이 철렁하고 동시에 이런 말이 목에 걸려 올라올지도 모릅니다.


“팀장님, 지금 말씀은 좀 심하신 것 같습니다.”

그 말, 하고 싶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잠시 멈춰 생각해보는 것이 좋을 수 있습니다.

그 말을 지금,

정말 하는 것이 나에게 도움이 될까요?


2. 왜 맞받아치는 것이 손해로 이어질 수 있을까?


상대가 틀렸고,

내가 논리적으로 옳다고 생각되어도

이미 무례한 태도를 보인 상사라면,

그 순간부터는 “정도”가 통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당황한 상사는 자신의 감정을 정당화하기 위해,

나를 ‘예의 없는 사람’,

‘말대답하는 직원’으로 기억할 수 있습니다.

그 기억은 의외로 오래가며,

인사평가, 중요한 프로젝트, 발언 기회 등에

작게든 크게든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특히 팀 내 권력구조가 이미 견고한 상황이라면,

나의 정면 반격은 ‘고립 신호’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우리가 이겨야 할 상대는 그 순간이 아니라,

그 상황 전체일 수 있습니다.


3. 그럴 땐 이렇게 대응할 수도 있습니다


당장은 감정이 상해도,

무례한 상황을 조용히 넘긴 후 자리에 돌아와

감정을 정리해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잠시 자리를 비우거나,

집중할 수 있는 업무에 몰두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그리고 다음 날,

그 상사와 어색한 분위기가 느껴진다면

이렇게 말해보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어제는 개인적인 일 때문에 기분이 조금 안 좋았던 것 같아요.”


이렇게 말함으로써,

내가 기분이 안좋았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으면서도,

그 이유를 팀장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 돌릴 수 있는 여지를 남기게 됩니다.

그리고,

은근히 ‘당신의 말이 꽤 날카로웠다’는 신호를 줄 수도 있습니다.

직설보다 오래 가는 메시지일 수 있습니다.


4. 팀장의 무례, 그 배경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


직장에서 “왜 나한테만 이렇게 날카롭지?”

라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내 앞에서는 웃지않고(때로는 정색하고),

다른 사람 앞에서도 면박을 주고,

중요한 자료를 툭 던지듯 건네는 상사의 모습.

그런데 이상하게도,

다른 동료들에게는 전혀 다른 태도를 보이곤 합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는 다양한 상황을 관찰하면서,

이런 무례함이 반복될 때

다음 두 가지 원인이

작동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느꼈습니다.


다음과 같습니다.

경우1: 여러분의 팀내 성과 영향력이 약하다고 인식하고 있을때

경우2: 여러분이 정치적 중심에서 멀어져있을때.


제 경험에 비춰

위 두가지 경우에 각각 2가지,

총 4가지 솔루션을 준비해보았습니다.

만병통치 정답은 아닐지라도

여러분이 해결책을 찾으시는데

어떤 실마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경우1] 영향력이 약하다고 인식될 때 – ‘있어도 그만’으로 보일 수 있는 자리


솔직히 말하자면,

상사 입장에서 어떤 구성원은 이렇게 인식될 수 있습니다:

“저 친구 없어도, 팀은 잘 돌아가지.”

이건 실제 업무능력과는 관계없을 수 있습니다.

문제는 ‘실제 영향력’이 아니라,

‘상사의 인식’일 수 있습니다.


이런 신호들이 있다면 경계가 필요합니다:


근래(예: 최근3개월) 내가 낸 실적이 위로 공식 보고된 적이 없다

내가 며칠 휴가를 가도 대체자 지정등 팀이 큰 문제 없이 굴러간다

팀장의 상사(본부장, 상무 등)가 내 프로젝트 진행상황을 전혀 모른다


이런 조건이 겹치면, 나의 성과가 아무리 좋아도

‘팀의 핵심에 있지 않다’고 판단될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 그 인식은 태도나 말투로 드러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경우1 솔루션 1: ‘개인 PR’보다, ‘팀 보고서에 실릴 실적’을 만드는 것


아부나 자기 PR보다,

키포인트는 상사가 본인의 위에 보고하고 싶어질 만큼

형태가 갖춰진 실적을 만드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예시

한 시기, 저는 회사의 KPI가

(연초에 리더십 KPI alignment를 통해)

‘제품 가격경쟁력 강화’라는 걸 파악한 뒤,

우리 팀 중 가장 비용 비중이 높은 항목 하나에만

매일 routine 업무끝내고 틈나는대로

짬짬히 3개월을 몰입했습니다 (선행학습:파레토법칙편참조).

결국 7%의 원가절감을 이루었고,

팀장은 이 결과를 바로 상무에게 보고했습니다.

그 후부터 팀장의 태도는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그제야 깨달았습니다.

팀장의 보고서 속에 등장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대우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경우1 솔루션 2: 다른 부서를 통해 나의 실력을 우회적으로 어필하는 방법


내 실력이 직접적으로는 전달되지 않을 때,

협업부서나 외부 파트너를 통해

간접적으로 평가가 전달되도록 설계할 수도 있습니다.


예시

어느 날, 협업부서에서

반복적 계산이 필요한 업무를 요청해왔습니다.

리드엔지니어는 바빴고,

중요도는 높지 않았지만

저는 그 일을 맡기로 했습니다.

캘린더에 일정을 짜고(실무일반: 마감 지키는 법참조),

상대 부서가 쓰기 편한 포맷으로 결과를 정리해

예정보다 일찍 전달했습니다.

그 결과,

협업부서 팀장이 우리 팀에 감사 인사를 보냈고,

팀장도 그걸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분위기였습니다.

작은 업무라도 팀 외부에서의 신뢰를 확보하면,

내 입지가 조용히 강화될 수 있습니다.


[경우2] 정치적 중심에서 멀어졌을 때 – ‘편이 아니다’라고 인식될 수 있는 구조


다른 유형도 있습니다.

성과도 나쁘지 않고,

실수도 많지 않은데 유독 나에게만

날이 선 팀장이 있을 수 있습니다.

반면, 특정 동료에게는 늘 웃으며 응대하고

사소한 실수도 유하게 넘어가는 모습을 보면,

그 안에는 프로젝트 권한과 정보흐름을 컨트롤하는

보이지 않는 내부 네트워크가

작동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럴 때 상사는

"나를 정치적으로 곤란하게 만들 수는 없는 사람”으로 인식하고,

말투나 대우에서 차이를 드러낼 수 있습니다.


경우2 솔루션 1: 주류의 오른팔을 챙기기 – ‘조자룡의 마부 전략’


내가 팀의 주류가 되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주류의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조력자가 될 수는 있습니다.

조자룡이 전장에 나갈 수 있었던 건,

늘 그의 말을 정비해주는 마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팀의 핵심 인물이 바쁜 일에 치여 있다면,

그의 자료 정리나 보고 초안을 조용히 도와주세요.

“고마워요”로 시작된 관계가, 어느 순간

“이 친구 없었으면 XX 프로젝트 못 했을걸요”

이런 식의 기여도 자산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 말은,

팀장에게도 도달합니다.

그리고 팀장은 그 핵심 인물의

우군에게 무례하게 굴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경우2 솔루션 2: ‘고립된 사람’이라는 인식을 없애는 방법 – 아웃라이어 연합 만들기


팀에서 혼자 외롭고,

누구의 편도 아니라면

상사가 보기에도

“무시해도 문제없는 사람”으로 인식될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다른 곳에서의 소속감을

조용히 보여주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사내 독서모임
전사적인 젊은 피 네트워크

다른 팀과의 스터디 모임 등

단, 중요한 원칙은 하나 있습니다:

절대 반(反)세력처럼 보이면 안 됩니다.

“우리 모임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어요”

라는 포지션을 유지해야 합니다.

나를 괴롭히는 팀장은 그 모임에

안 오겠지만

(시도하는경우 지연/단체거절, 실무: 거절법편 참조),

그 문이 열려 있다는 사실 자체가

방어막이 되어줄 수 있습니다.


5. 당신은 조용히 이길 수 있는 사람일 수 있습니다


무례한 팀장에게 정면으로 따지고 싶은 마음,

그건 틀린 게 아닙니다.

그저,

그것이 나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를

고려해보는 것이 필요할 뿐입니다.

(저또한 어렸을때 다른 조직에서 옳고 그름의 명분을 앞세워

정면으로 대응했다가 큰 맘고생을 2년 넘게 한 적이 있습니다.

사람이 소극적으로 바뀌더군요.)


회사 생활은 감정의 세계가 아니라,

구조와 인식의 세계일 수 있습니다.

침묵했다고 진 게 아닐 수 있습니다.

감정을 넘기고, 전략적으로 움직이는 그 순간부터

당신은 조용히 이기고 있는 중일 수 있습니다.


마무리 조언


무례한 팀장을 바꾸는 건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 무례함은 때로,

내가 이 조직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를

점검하라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감정이 아니라,

입지와 영향력으로 반응하는 사람이

결국 살아남고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지금, 조용히 이길 준비를 시작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수 있습니다.


P.S. 무례한 팀장을 옹호하려는 건 절대 아닙니다.
사람 대 사람으로, 어떤 경우에도 무례한 태도는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저도 예전에 그런 팀장과 정면으로 맞섰다가 마음고생을 꽤 했습니다.
그분은 결국 다른 건으로 징계를 받고, 좌천되었지요.

저도 “여러분을 지키는 건 여러분 스스로입니다. 옳고 정당한 일을 하세요.”
라고 멋지게 응원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정말 제가 아끼는 사람에게 조언한다면—
그 무례한 상사가 스스로 본인의 행실을 경계하게 되는 상황을 만드는 것,
그게 지금까지 제가 경험한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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