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로 인해 연일 기록이 세워지고 있다. 시간당 가장 많은 비가 내렸다느니, 500년만에 처음이라느니, 옆 동네는 폭우로 물난리가 났는데 이웃 동네는 비도 안 내렸다느니, 장마로 인해 온 나라가 야단이다. 기상청은 첨단 장비로도 장마 예보를 틀리게 한다고 질타가 심하다. 하기야 하늘이 변화무쌍한데, 인간이 아무리 인공위성을 여러 개 쏘아 올려서 예보를 한들 감당할 수 있겠는가?
올여름 장마는 끈질긴 장마는 아니었다. 현대전답게 한차례 폭탄처럼 퍼붓고는 잠잠하다가, 또 한 차례 하늘이 뚫린 듯 쏟아 붓는 장마였다. 장맛비 삐쭘한 사이였다. 영성전기의 관리이사가 전화를 했다. 출근길이었다.
“부장님, 구매부 창고에 불이 안 들어옵니다. 작업을 할 수가 없습니다. 빨리 좀 와 주세요.”
“어떻게 안 들어와요?”
“스위치를 켜면 전등이 잠시 부르르 떨면서 깜빡이다가, 누전차단기가 떨어져서 등이 전부 나갑니다.”
“그래요? 알았습니다. 내 출근하는 대로 거기부터 가 볼게요.”
평소에 영성전기는 전기 담당자가 있어서, 담당자만 점검기록표에 싸인을 하면 됐지, 다른 사람들은 전기 점검에 별로 관심도 없는 편이었다. 더욱이 작업을 할 수 없어서, 공장 가동에 문제가 된다니, 얼른 가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첫 번째로 방문을 했다. 제품을 만들어 보관하고 있다가 구매요청이 들어오면 물건을 챙겨서 포장하고 운송하는 부서의 건물이었다. 네 줄로 전등이 각각 10개는 된다. 한 줄에 스위치 하나씩 점등과 소등을 할 수 있도록 출입구 쪽에 스위치 박스가 있다.
“여기에 스위치가 있는데, 지금은 전부 등이 들어오지 않아요.”
“누전체크를 해 볼게요. 그러면 어디가 문제인지 알 수 있습니다.”
일단 누전차단기 2차측을 분리하고, 차단기를 올려 보았다. 2차측이란 전기가 나가는 차단기 이후를 말한다. 1차측이란 전기가 차단기로 들어오는 부분이다. 누전차단기는 올라가고 떨어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전선을 체크해 볼 차례다. 차단기에서 나간 두 선이 문제다. 전부 누전이 된다.
“여기를 보세요, 이사님. 여기 테스터기의 바늘이 오른쪽으로 움직이면 누전이 된다는 뜻입니다. 이 두 선이 모두 누전이 되네요.”
“그럼, 전등이 네 줄인데, 어느 줄에서 누전이 되는지를 또 알려 주세요.”
“알았어요. 스위치에 가서 또 구분해서 체크해 보면 알 수 있습니다. 한번 볼게요.”
스위치를 벽에서 분리해서, 어느 선이 어떻게 연결되어있는지 잃어버리지 않도록 사진을 찍어 놓고, 스위치 선 여덟 개를 또 분리했다. 이사를 불러서 옆에 세워 놓고 체크를 해 보였다. 여덟 개의 선 중에 일곱 개가 누전이 되는 상태였다.
“이사님, 여길 보세요. 이 일곱 개가 모두 누전이 된답니다. 어디 한 군데를 봐서 해결될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이 메가를 보면, 절연저항이 0옴(Ω)이나 0.5 옴(Ω)이하이면 아주 누전이 심하다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두 선이 맞닿아 있다거나, 혹은 두 선이 직접 물에 꽂혀 있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여기는 지금 1옴에서 2옴 정도가 나와요. 보세요. 그건 뭘 말하는가 하면, 습기에 의한 누전이라는 뜻입니다. 아까도 전화하실 때 스위치를 켜면 ‘부웅’하고 전등이 떨리다가 차단기가 떨어진다고 하셨잖아요. 그것도 직접 누전이 아니라 습기에 의한 누전이라는 뜻입니다. 습기에 의한 약한 누전이 계속되다가 차단기가 견디지 못하고 떨어지는 것입니다. 제가 볼 때는 천장 전체의 절연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습기가 없도록 건조시키든지, 전기공사를 다시 하셔야 합니다.”
스위치를 뜯다가 보니까 스위치도 이미 망가져 있었다. 전기공사를 새로 한 지 1년이 되었다는데, 스위치는 이미 수명이 다한 모습이다. 스위치를 사 오면 스위치 교체는 해 주겠다고 했다. 직원이 시내에 나가 스위치를 사 오는 동안 자기 사무실에 가서 차나 한잔하자고 해서 따라갔다. 이사의 책상 앞 긴 탁자에는 이 회사에서 만드는 전기용품이 카다록으로 만들어져 유리아래 깔려 있다. 전기 스위치, 그러니까 전등 스위치가 아니라, 기계 제품에 사용되는 각종 제어용 스위치와 컨트롤러 종류가 망라되어 있다. 원전에 사용되는 스위치도 만든단다. 떡고물 무친 인절미만한 스위치 뭉치들이다.
차를 한잔 마시고 사 온 스위치를 갈아 주었다. 그리고 이사에게 설명을 하고 나오려고 했더니, 그 사이에 회의에 들어갔단다. 전기담당자에게 이렇게 써 주었다.
“1. 7시 40분, 구매부 전등 고장 신고 받음.
2. 9시 20분 용성전기 구매부에 도착, 누전 체크.
3. 절연저항이 1~2 옴(Ω)으로 습기에 의한 누전임.
7/8선이 누전됨.
4. 천장의 전기공사를 다시 해야 함.”
이미 11시 30분이 넘어서 점심을 먹으러 들어갔다. 곤지암 배연정소머리국밥집이다. 음식을 주문하고 시원한 물을 마시고 있는데, 이사장에게서 다시 전화가 왔다. 회의에서 나온 관리이사가 보고를 받은 모양이다.
“부장님, 왔다가 불이 들어오지 않은 채로 그냥 가시면 어떡합니까? 뭐래서 손을 써 주고 가셔야지요. 당장 어두워서 일을 못 하는데....”
“아까 누전의 원인과 해결방법을 말씀드렸지 않습니까? 장마로 인한 누전인데 나로서는 원인을 밝히는 것밖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
“그래도 그렇지 전문가가 왔다가 그냥 가십니까? 그래, 스위치만 갈고 가십니까? 그건 우리도 할 수 있습니다.”
“뭐라고요? .... 그렇다면 내가 사무실에 의논해서 다시 전화 드릴게요.”
야, 이걸 어떻게 한단 말인가? 막무가내다. 이럴 땐 사장님에게 해결방안을 찾는 방법밖에 없다. 이런 어거지를 다룰 방법을 듣든지, 사장님이 나서서 해결을 하게 하든지, 이 어거지로 이해 문제가 되어도 사장님은 알이야 하니까, 사장님에게 전화를 했다.
“내가 볼 때는 천장에서 누전인데, 고치지 않고 간다고 야단입니다. 어떻게 하지요?”
“그럼, 임시방편인데, 누전차단기에 Hot 선과 Neutral 선을 바꿔보세요. 금방은 불이 들어올 것입니다. 그리고는 전화 주세요.”
바로 관리이사에게 전화를 다시 했다.
“이사님 점심시간이 몇 시입니까?”
“12시 30분부터 한 시간입니다.”
“알았어요. 제가 지금 식사 중인데 점심시간 전에 다시 갈게요.”
역시 두 선을 바꿔 끼웠더니 전등이 들어온다. 창고 구석구석에 있던 사람들이 함성을 지르며 몰려온다.
“어떻게 하셨어요? 어떻게?”
“이사님, 제가 임시방편으로 두 선을 바꿔놨어요. 왜, 형광등을 껐는데도, 희미하게 들어오는 현상 있지요? 보통 핫선은 스위치를 거쳐서 가고, 중성선은 형광등으로 바로 가게 되어 있어요. 그러면 아무 문제가 없어요. 그런데 두 선을 바꾸어 놓으면 핫선이 형광등으로 바로 가서 스위치를 꺼도 부옇게 들어오거든요. 지금 임시방편으로 그렇게 해 놨어요. 우선은 쓸 수 있어요. 그런데 질레 두면 안 돼요. 이제 장마가 걷히거나 공사를 다시 하면 원래대로 바꾸어 놓아야 합니다. 우선은 급한 대로 이렇게 쓰세요. 제가 나중에 손 볼게요.”
사장님에게 바꾸어 놓았더니 불이 들어온다고 전화를 했다. 빨리 빠지란다. 그래도 관리이사님은 한 군데 더 봐줘야 할 곳이 있단다. 식당의 전등에 세 줄인데, 한 줄이 여기처럼 불을 켜면 차단기가 내려간단다. 식당으로 갔다.
“이사님, 여기도 똑같아요. 이 라인에 물이 차서 누전이 됩니다. 나로서는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장마가 그치기를 기다리든지, 전기공사를 다시 해야 합니다. 여기도 1년밖에 안 된 곳이지요? 그러면 이건 틀림없이 공사를 잘 못 한 겁니다. 다시 하셔야 합니다.”
“그래요?”
“여기서 지금 식사를 하셔야 하니, 나중에 와서 어디가 물이 고이는지 보겠습니다. 오늘은 이만 철수하겠습니다.”
사장님이 이른대로 빠졌다.
오늘 정작 점검을 해야 할 곳은 여기서 40분은 가야 하는 까리띠스수녀원이다. 수녀원으로 달려가 점검을 마치자 두세 시간이 훌쩍 지났다. 다시 용성전기에서 전화가 왔다. 바꾸어 놔도 몇 시간을 쓰니까 또다시 ‘부웅’하며 깜박이더니 불이 나가더란다. 아주 안 들어오는 것은 아니고 네 라인 중에 두 개의 라인은 들어온단다. 그런대로 사용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반만 들어와도 아주 없는 것보다는 나으니까 그냥 쓰는 것이야 하는 수 없지만, 나를 자꾸 오라고 하는 데는 응할 수가 없었다.
“이사님, 제가 가도 도움이 안 됩니다. 공사를 새로 해야하는 걸 제가 가서 어쩌겠습니까? 습기로 누전이 되는 것은 하나님이 제습기를 돌리는, 맑은 날을 주시는 것밖에는 없습니다. 식당에 누전은 다음 달에 점검을 최대한 당겨서 가서 봐 드리겠습니다.”
“못 오신다는 말씀인가요?”
“예, 지금은 제가 가서 해 드릴 것이 없습니다.”
그리고는 가지 않았다. 사장님도 다음에 가도 액션만 취하고 설명을 잘 하란다. 틀림없이 누전이니까 더 이상 내가 손댈 곳은 없단다.
며칠 후에는 참살이에 점검을 갔다. 콩나물을 재배해서 판매하는 공장이다. 콩나물을 기르자니까 공장 내부가 온통 습기가 가득하다. 천장에는 마치 동굴에 들어간 것처럼 굵은 물방울이 포도송이처럼 맺혔다. 그래도 형광등이 밝게 빛난다. 결선이 형광등 옆으로 나와 있다. 전기선에도 물방울이 맺혀 있다. 용성전기가 생각이 나서 사진을 찍었다. 전기공사만 잘 하면 이런 지경에도 누전 없이 전기를 쓸 수가 있다고 보낼 참이다.
점검을 하려고 판넬 가까이 갔더니, 무슨 공사를 하는 모양이다.
“무슨 공사를 하세요?”
“여기가 하도 습해서 환풍기 하나를 설치하려고 전기공사를 합니다.”
“전기를 어디에서 끌려고 하세요?”
이런 습한 곳에서 배선을 잘 못 했다가는 누전이 되기 십상이니까 묻는 것이다.
“안전관리자님이시지요? 우리는 이 회사 직원들입니다. 도급을 안 주고 우리가 직접 공사를 해요. 그러니 안심하시고 점검하세요.”
“그래요? 직원이 직접 전기공사를 합니까? 야, 그러니까 그렇지, 어쩐지 전기공사를 아주 꼼꼼하게 잘했다 싶었어요. 여기 천장에 물방울이 이렇게 맺혀 있는데, 누전 하나 없이 사용하고 있으니 말이예요.”
찍은 사진을 영성전기 관리이사에게 보냈다. 문자로 이렇게 썼다.
“이사님, 어느 공장을 점검하다가 전기공사가 잘 된 것을 보고 영성전기가 생각이 나서 찍었습니다. 천장에 물이 맺혀 떨어지는데도, 누전이 안 됩니다. 전기공사가 잘 되었다는 증거입니다. 물기를 제거하도록 팬을 달고 있습니다만, 전기공사는 이렇게 해야 합니다. 영성전기도 꼼꼼한 전기공사를 권장합니다. 지에스전기.”
영성전기는 달리 답이 없었다. 알아들었지 싶어 그 주간 잊고, 다음 달에는 이른 시간에 가 봐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었다.
그 주가 지나기 전이다. 영성전기에서 또 전화가 왔다. 이번에는 낯선 번호라서 받았더니 생산부 부장이란다.
“부장님, 영성전기의 생산부 신관건물인데요, 전등 한 라인이 또 안 들어와요.”
“스위치를 누르면 차단기가 내려가면서 불이 안 들어옵니까?”
“아니요, 스위치를 눌러도 불은 들어오지 않고 차단기가 내려가지도 않아요.”
“뭐라고요? 스위치를 켜도 불은 안 들어오는데, 차단기는 내려가지 않는다고요?”
“예, 불만 안 들어와요.”
그럴 리가 없다. 정말 그렇다면 이건 누전이 아니고 단선이나 스위치 고장이다. 일단 구매부나 식당과 같은 고장이 아니라고 하니까 가 봐야 한다. 같은 증상이면 마찬가지라고, 내가 가도 소용이 없다고, 가지 않으려고 했다. 다르다니 가 봐야 한다.
이번 달에 벌써 두 번을 특별점검을 나가는 셈이다. 본래는 한 달에 두 번을 가는 곳인데, 두 번을 다 간 후에 또 가는 것이라서 한번을 뺄 것도 없다. 그렇다고 다음 달에 갈 것으로 대체하라는 말도 없다. 웬만하면 다음 달에 덜 오겠다고 할래도, 점검을 제대로 안 한다고 꼬투리를 잡을까 봐 그렇게도 못 하겠다.
신관 1층이니까 지붕에 세서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스위치를 누르니 차단기는 내려간다. 혹시 내가 같은 증상이면 오지 않겠다고 할까 봐, 생산부 부장이 거짓말을 했다.
“부장님, 아 이사님도 오셨네, 여기 지금 증상이 구매부와 똑같아요. 식당과도 같고요. 천장에 물기가 많아요. 그리고 전기공사가 부실해요. 여기 물이 떨어지는 것을 보니 이 물에 전선이 닿았어요. 그래서 누전이 되요.”
“부장님, 그러면 여기 물이 떨어지는 곳의 전등을 분리하면 다른 전등은 켤 수 있을까요?”
“그것은 됩니다. 여기만 젖는다면 말입니다. 한번 요것만 분리해 볼게요.”
사다리에 올라가 전등을 분리했다. 전등 위에서 물이 뚝뚝 떨어진다. 물은 2층에서 세서 그런 것은 아니고, 천장형 에어컨 실외기로 연결된 냉매배관에서 결로로 생기는 물이다. 아니, 에어컨 공사를 하다가 말았다. 냉매배관을 단열재로 꼼꼼하게 싸고, 그 위에 필름을 동여 줘야 하는 걸, 얹어 놓은 단열재가 냉매관에서 빠져 전등에 얹혀있었다. 전등을 부착한 나사못에 녹이 쓴 것을 보니 오래전부터 물이 생겼다. 우선 전등을 분리하고, 드러난 선을 절연테이프로 동였다. 응급처치만하고 뒤처리는 직원들에게 맡기고 철수를 했다.
회사로 돌아와 영성전기 관리이사에게 문자를 보냈다. 오늘 작업에 대한 설명이다.
“이사님, 아까 에어컨 냉매관 단열처리한 것을 보니까, 기가 막혔습니다. 단열재를 끼우고, 그 위에 필름을 꼼꼼히 감아야 하는데, 흉내도 내지 않았습니다. 전등 달아서 뚜껑만 닫으면 그만이라고, 공사를 안 한 겁니다. 에어컨 공사와 전기공사를 한 업체에게 맡기고, 공사 감독은 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기야 감독하기 전에 맡았으면 성실하게 공사해야 하는 것이 맞긴 합니다. 제가 봐도 속상합니다. 지에스전기.”
뭐 작은 공장에 전기공사만 그런가? 광주의 화정동에 아파트를 짓다가 붕괴된 아파트는 우리나라의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현대건설에서 짓다가 무너지지 않았는가? 공기업인 LH에서 아파트를 지어도 철근을 무더기로 빼먹고 있다. 짓던 아파트에 주차장이 무너지기도 한다. 철근을 빼먹고 지은 ‘순살아파트’ 말이다. 크나 작으나, 사기업이나 공기업이나, 눈 감으면 코 베어 갈만한 부실이, 금방 드러날 거짓말이 난무하고 있다. 어찌 영성전기만 탓할 수 있을까?
국내 굴지의 대기업 공사와 공기업에서도 눈 뜨고도 코 베어 갈 공사를 하는데, 동네 작은 전기업체가 이런 거대한 요지경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무슨 일인들 못 하겠는가? 업자에게 양심적인 성실한 공사를 기대하느니, 하늘의 조화인 장마를, 아무리 기후 위기의 시대에 급변하는 장마라고 해도, 인간의 기술로 정확하게 예측해 내기를 바라는 것이 빠를지도 모른다.
참살이는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을까? 전기공사까지 직원들이 공사를 하도록 했을까? 점검을 할 때마다 공장에서 보는 사람들은 외국인 노동자뿐이었다. 뒷곁에서 통을 씻는 사람도, 콩나물을 운반하는 지게차 운전사도, 콩나물에 물을 주는 기계를 돌리는 사람도 모두 외국인 노동자들이었다. 한국 사람은 사무실에 근무하는 몇 사람뿐이었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공사를 하는 기술자들은 한국 사람이다. 내 공사를 내가 하고 있다. 그러니까 전기공사를 저렇게 꼼꼼히 하고 있다. 그 날은 사인을 받을 때 인정했다.
“전기공사도 직원들이 하니까 공사를 저렇게 꼼꼼히 하는군요. 물이 뚝뚝 떨어지는데 누전은 하나도 안 나요. 참 잘 하십니다.”
부장이 싸인을 하면서 흡족한지, 씩- 미소를 짓는다.
“커피 한 잔 하고 가세요.”
“예, 감사합니다.”
커피 맛도 달콤하고 개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