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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병내이팅게일 Apr 27. 2022

진심

취미

[책]

책에 진심인 편. 간혹 활자 중독인지 물어보시는 분들이 있다. 나는 활자 중독이 아니다 오히려 난독증에 가깝다. 책을 읽으면 책이 잘 읽히지 않고 기억에 남지 않아 기억에 남는 문구들은 기록으로 남겼다. 그렇게 내 책 계정이 탄생했다.


과거(6년 전) 군 병원에서 MMPI(다면적 인성검사)를 포함해 여러 가지 검사를 한 적이 있다. 거기서 언어 능력이 다른 능력들에 비해 유의미하게 낮은 결과가 나왔다. 가만 생각해보면 어릴 때부터 언어 능력이 떨어졌다. 보통 남자아이가 여자아이보다 언어 능력이 미숙한 점을 고려해도 언어가 뒤쳐졌다. 책을 좋아하는 엄마 덕분에 자연스레 책을 읽으려 노력했고, 언어 능력이 좋은 누나 덕분에 도움을 많이 받았다. 지금 이렇게 글을 쓰는 것도, 활자 중독처럼 책을 읽는 것도 내가 가진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노력이랄까



[커피]

커피에 진심인 편. 커피를 살기 위해 먹기도 했지만,  향긋한 커피내음과 여유로움이 좋았다. 아주 예민한 친구이기 때문에 정성을 들여 내려야 내가 원하는 맛이 나왔다. 나는 그 '정성'이 좋았다. 나를 혹은 타인을 위해 무언가 정성을 들여서 만든다는 것. 내가 좋아하는 무언갈 먹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내가 맛있어하는 음식을 먹는다는 것. 나를 사랑해주는 기분이 들어서 좋았다.


그래서 대학생 때 바리스타 5주 과정을 신청해서 커피를 배웠다. 커피를 공부해보니 커피의 세계는 알면 알수록 어려웠다. 하지만 결국 커피도 하나의 '음료'다 보니 그냥 내 입맛에 맞으면 그걸로 됐다.



[술]

술에 진심인 편. 어느새 술을 매일 마시고 있었다. 이렇게 마시다간 큰일이 날 것 같았다. 그러다 문득 내가 왜 술을 마시는지 생각했다.  어떤 날은 술을 마시고는 잠들 수 있기도 했고, 어떤 날은 술을 통해 용기를 얻기도 했다. 내게는 술이 주는 위로가 있었다. 술은 쉴 틈 없이 살아가는 나에게 브레이크가 되기도 했다. 다만 지금의 나는 술에 압도되어 살지 않을 수준의 적정선을 찾아가는 중이다.


'우리에게는 안식처가 필요하다. 위로와 변명거리도 필요하고 하소연할 곳도 있어야 한다. 성실히 살아왔지만, 원만하고 무탈하고 무해한 사회적 존재로 지내왔지만 '결국은 아무것도 없단 걸 깨닫게'되는 순간, 무엇에 의지하고 어디에 숨을까. 중독자란 허약하고 우울한 심약자가 아니라 일찌감치 그 사실을 깨닫고 마음과 몸을 무엇에 의지할 것인지 간파해버린 사람을 일컫는 말이 아닐까.' - 술과 농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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