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은 번화한 거리의 뒤편, 오직 토하러 온 취객 외에는 발을 디디지 않는 그런 골목에 위치하고 있었다. 주 고객층은 약간은 나사 빠진듯한 수집광들이고 대부분의 상품은 오랜 세월 방치된 빛바랜 물건들이었다. 어릴 적부터 특이하고 오래된 물건을 좋아하는 나는 이 가게를 처음 발견한 날부터 매일매일 하굣길에 들러서 새로운 무언가가 들어왔는지 확인하는 것이 일과였다.
"죠세핀, 네가 딱 좋아할 만한 것이 들어왔단다. 이건 2022년도 산이야. 정말 구하기 어려운 거야."
나는 먼지 쌓인 병의 라벨을 소매로 슥 닦아 라벨을 확인하고는 기쁨에 끅끅댔다.
"아저씨 이건 얼마예요? 아니 얼마라도 제가 사겠어요. 안되면 제 머리칼이라도 팔 거예요."
"원래 100은 넘게 받아야 하지만 넌 워낙 우리 가게 단골이니 80 도토리에 해주마."
80 도토리도 적지 않은 가격이다. 하지만 지금 이걸 놓치면 다시 못 볼지도 모른다. 나는 길가에 이발소에 머리카락을 팔고 올 테니 절대절대 팔지 말라고 신신당부하며 뛰어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