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2022.9월에 작성했습니다.)
"엄마, 등 긁어줘!"
두 아들이 하루에 한 번 이상 하는 말입니다.
아이들 등을 가만히 긁어주고 있노라면...
이 조그마한 아이들은 왜 이리 등을 많이
긁어달라고 하는 것일까 의문이 듭니다.
가끔 충분히 긁어준 것 같은데도
계속 계속을 외치는 두 아들...
"엄마도 팔 아파! 이제 안 긁을 거야!"
선언해 버리곤 하죠.
가끔 이런 모습을 지켜보던 남편이 한마디 합니다.
"애들이 등 긁어달라는 것을 보면
OO 씨랑 똑같아요.
피날 것 같은데도 매번 간지럽다고
더, 더 긁어달라고 하잖아요."
음... 가만 생각해 보면 그렇습니다.
가끔 정말 미칠 듯이 등이 가렵습니다.
갑자기 왜 이러지 싶을 만큼...
그런데 참 신기한 것이...
남편이 옆에 있을 때 엄청 가려워진다는 것입니다.
등 긁어줄 사람이 옆에 있을 때
등도 마음 놓고 간지러워하는 느낌?
"오빠, 등 좀 긁어주세요"
이런 저의 부탁이 몇 번 계속되자
하루는 남편이 묻습니다.
"OO 씨는 등 긁어줄 사람이 필요해서
나랑 결혼한 거 아니에요? ㅎㅎㅎ"
음... 남편과 결혼을 결심한 많은 이유 가운데
등 긁어주는 것은 포함되지 않았는데...
결혼 후에 어쩌다 보니
제 등 긁어주는 전담사가 되어 버렸네요.
지금은 남편에게 등을 긁어달라고 부탁하는데,
예전에 혼자 살았을 때 나는 어떻게 했지
가만 생각해 봤는데, 전혀 기억이 안 나요.
그때도 분명 등이 간지러울 때가 있었을 텐데...
그 흔한 효자손 하나 사지 않았으니...
어떻게든 혼자 해결했을 텐데
도대체 그 방법이 생각나지 않아요.
혼자일 때는 등이 간지럽지 않았나?
이상하다. 그건 아니었을 것 같은데?
그냥 참았나? 벽이나 이런 곳에 대고 긁었나?
이렇게 저렇게 생각을 해도 기억이 안 나니
신기할 따름이에요.
지금은 온 가족이 서로에게 등을 긁어달라고
부탁하고 등을 긁어줍니다.
예전엔 남편은 등 긁어달라고 하지 않았는데,
최근엔 "OO 씨, 빨리빨리 와서 등 좀 긁어줘요."
이런 부탁이 꽤 늘었습니다.
가끔은 이 사람이 나에게 그동안 당한 것을 갚느라 그런 건가 싶기도 한데...
엄청 시원해하는 것을 보면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
남편이 없을 때 가끔 아이들에게 부탁합니다.
아이들이 제게 부탁을 자주 하기 때문에
당당히 요구할 수 있어요. ㅎㅎㅎ
그 조그만 손으로 "엄마, 여기?"
이러면서 조물조물 긁어줍니다.
뭐... 자기들 팔 아프다고 엄청 짧게 하고는
"엄마, 다 됐어!" 이러지만...
그렇게라도 하는 정성이 고맙고 귀엽습니다.
저희 가족의 등 긁기는 앞으로도 계속되겠죠?
다른 가족들도 자주 등을 긁어주는지 궁금하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