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가 지날수록 몸이 조금씩 다름을 느낀다.
애써 부정하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내 마음은 아직 어리다고 소리치지만 몸이 이제 그만 인정하라고 한다.
비슷한 강도의 운동을 하고 비슷한 양의 음식을 먹는데...
체력이 예전 같지 않다.
몸에 한번 붙은 살이 쉽사리 떨어지려 하지 않는다.
며칠 전에 나이 들었음을 제대로 느낀 경험이 있다.
여름철에 시원한 물, 얼음 동동 띄운 음료수를 먹는 것은 당연했다.
직장 다닐 때 나이 든 분들이 한여름에도 더운 음료수를 먹는 것이 이해되지 않았다.
이렇게 더운데 어떻게 저렇게 뜨거운 음료수를 먹을 수 있지? 의아했다.
그런데... 이제 그게 이해가 된 것이다.
여름 시작 전에 감기에 걸려 꽤 힘들었다. 보통 일주일 정도면 낫는데 2주가 넘어갔기에.
그 기간 동안 따뜻한 음식과 따뜻한 물을 챙겨 먹었다.
감기로 인해 차가운 것은 생각만 해도 싫었으니까.
그러다 감기가 다 낫고 가만히 있어도 땀이 주룩주룩 흐르는 엄청 더운 어느 날이었다.
두 아들과 함께 밖에서 놀고 집에 들어가서 냉수를 벌컥벌컥 들이켰다.
너무 더워서 내 몸이 차가운 것을 원하는 것이 느껴졌으니까.
그래도 얼음까지는 넣지 않았다.
냉수를 먹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으니까.
먹을 때 엄청 시원했다. 아~ 이래서 냉수를 먹는 거지! 느끼며 좋아했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에 일어났는데 콧물이 주르륵 흐르기 시작했다.
기침도 조금 콜록콜록하고...
어? 이게 뭔 일이지 싶었다.
감기 이제 다 나았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돌아온 건가? 두려웠다.
다행히 시간이 조금 지나자 괜찮아졌다.
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다행이었지만 한편으론 조금 서러웠다.
이제 차가운 음식도 예전만큼 제대로 즐기지 못하겠구나라는 생각에.
여름에 시원한 음식과 얼음물을 먹는 것이 하나의 즐거움이었는데.
조심해서 먹어야 하는구나 싶어서.
남편은 여전히 차가운 음료를 잘 먹는다.
얼음을 넣어서 머릿속까지 차가울 정도로.
그 차가움이 나에게까지 전해지는 것 같다.
남편은 괜찮은지 물어본다.
아직 괜찮긴 하지만 예전에 비해서는 아니란다.
자기도 이제 나이를 먹은 것 같다며 얘기한다.
그러면서 시어머님 얘기까지 하게 됐다.
어머님은 차가운 음료, 물을 마시지 않으신다. 정수를 항상 드시는데...
신기한 것은 아이스크림을 많이 드신다. 냉면, 막국수도 좋아하신다.
무엇보다 차가운 음식 아닌가? 음. 모르겠다.
찬 물과 찬 음식은 다른 것인가?
나에게는 똑같은 온도로 다가오는데... 그게 아닌 사람도 있나 보다.
그런 걸 보면 내가 차가운 것에 제일 예민한가? 싶기도 하다.
흠... 어쨌든 이번 여름엔 차가운 음식과 냉수를 얼마나 먹을 수 있을까?
먹고 싶은 생각이 들 때가 많이 없다는 것이 조금은 나이 든 것 같이 느껴져 서글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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