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수학교를 소개합니다 (5)
조직은 저마다 고유한 문화를 지니고 있다. 문화를 보면 그 공동체의 모습을 알 수 있다. 은하수학교를 특별하게 만드는 ‘은하수의 자치 문화’를 소개한다.
은하수학교는 교육법상의 학교는 아니지만, 청소년이 배움의 주체가 되어 성장하는 '학교 밖 배움터'로 볼 수 있다. 청소년은 프로젝트 활동을 통해 스스로 배움을 찾아 나서고, 타인과 협력하며 공동체의 문제를 해결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인 ‘자치’를 배운다. 이러한 특징을 바탕으로 은하수학교는 ‘청소년 자치배움터’이자, 전통적인 학교 체제에 속하지 않는 ‘제3의 학교’로 자리 잡았다.
은하수학교는 청소년이 자신의 삶을 기반으로 스스로 사고하고, 협력하며, 더불어 사는 사회를 학습하는 청소년 자치배움터다. 입시 경쟁과 성적 평가에서 자유로운 환경 속에서 13세~19세까지의 중·고등학생 연령의 청소년들이 참여할 수 있다. 청소년들은 자기결정권을 가지고, 그에 따른 책임을 경험하며 민주시민으로 성장한다. 활동은 평일 방과 후 혹은 주말에 이루어진다. 학교 밖 청소년도 참여할 수 있다.
인천광역시교육청 산하 학생교육문화회관에서 운영하는 사업이지만, 일반적인 사업과는 다르다. 은하수학교의 큰 특징 중 하나는 ‘선 모집-후 기획’ 방식이다. 미리 정해진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청소년들이 스스로 하고 싶은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하는 구조다. 사전기획단, 청소년자치회와 같은 자치조직을 통해서 은하수학교 운영에 실질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다. 이를 통해 청소년들은 단순한 참여자가 아닌 은하수학교의 주인으로서 성장한다.
학교 밖 배움터로서 일정과 교육과정이 유연하게 작용한다. 계획되지 않은 새로운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해 나가는 경험은 기존의 교실 수업에서는 얻기 어려운 배움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러한 유연한 교육과정이 가능했던 이유는 은하수학교가 정규 교육과정의 틀에 얽매이지 않는 학교 밖 배움터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은하수학교는 매년 새로운 구성원을 모집하며, 2020년 1기를 시작으로 2025년 현재 6기를 맞이하고 있다. 모집 대상 청소년은 인천 지역의 14~19세 청소년으로, 공교육 내 학교에 다니는 학생뿐만 아니라 학교 밖 청소년도 포함된다. 은하수학교가 ‘학생’ 자치학교가 아닌 ‘청소년’ 자치학교로 불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양한 배경의 청소년들이 모여 서로 배우고 성장하는 기회를 가진다. 청소년들의 자체평가 설문 결과에서도 “하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도전할 수 있다”는 점이 은하수학교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혔다.
청소년이 활동한 내용은 학교 생활기록부에도 반영될 수 있다. 프로젝트 활동에 80% 이상 참여한 청소년들은 활동 내용을 기록할 수 있으며, 이는 교육청을 통해 공문으로 각 학교에 전달된다. 이를 통해 청소년들은 자신의 배움과 성장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 입력 영역: 창의적 체험활동 자율 또는 진로활동
- 입력 내용(예시): 인천광역시교육청학생교육문화회관 은하수학교에서 00시간 동안 00역할로 참여함. (입력 활동 종료 후 공문으로 개별 학생 입력 내용 송부 예정)
은하수학교는 기존 학교의 틀을 넘어 청소년이 주도적으로 배움을 설계하고 실천하는 학교 밖 배움터이다. 자율성과 유연성을 기반으로 청소년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공동체와 협력하며 성장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공교육과 학교 밖 교육의 경계를 허물며, 청소년들이 자기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은하수학교의 가장 중요한 가치이다.
은하수 자치 프로젝트는 청소년이 기획-실행-평가를 주도하고 길잡이교사와 마을기관이 협력자로 동행하는 ‘청소년 주도 프로젝트’다.
‘청소년 주도’여야 하는 이유는, 청소년이 자신의 배움을 스스로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배움의 주체가 되고, 그 과정에서 스스로 학교의 주인, 더 나아가 자기 삶의 주인으로 설 수 있기 때문이다. 프로젝트를 마친 청소년들은 ‘시작부터 끝까지 스스로 해야 해서 힘들었지만 즐거웠다. 그래서 더 잘 배울 수 있었다’고 말한다. 일반학교나 대안학교도 학습자 '중심'의 '교육'을 하기는 하지만 청소년 자치배움터는 학생 ‘주도’의 ‘배움'을 추구한다. 이를 위해서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활동이 이루어진다. 프로젝트 기획은 미리 활동 방향이나 내용을 정하지 않는다. 대신, 프로젝트 기획 워크숍을 통해 청소년과 길잡이교사가 함께 활동을 설계한다. 다음과 같은 프로세스를 통해 프로젝트 활동이 설계된다.
하고 싶은 주제를 자유롭게 제안하기
제안된 주제에 관심 있는 구성원 모이기
친해지기 및 공동 목표와 활동 계획 함께 세우기
다른 프로젝트와 교류하며 아이디어 확장하기
프로젝트 활동하기
프로젝트 과정과 결과를 공유활동으로 발표하기
이 과정에서 공동체의 약속, 활동 기간, 예산, 공동 목표 및 개인 목표, 배움을 공익화하는 방법, 다른 팀과의 연대 방안 등을 논의하고 결정한다. ‘인문·사회, 정치, 예술, 과학 등‘ 다양한 분야를 펼친다. 매년 참신한 주제의 프로젝트가 만들어진다.
활동 기간은 4월부터 11월까지이며, 주로 매주 토요일 진행된다. 활동 시간은 팀원들이 자유롭게 조율하며 보통 2~3시간 정도 소요된다. 팀별로 연간 50~70차시. 프로젝트 활동 일정은 구성원들의 제안과 합의를 통해 결정된다. 이때 길잡이교사는 성장나눔회 일정과 장소 정보만 안내할 뿐 구체적인 활동 계획은 청소년들의 주도적으로 계획하여 결정한다.
프로젝트에서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 프로젝트 결과가 멋지지 않거나 실패해도 괜찮다는 것을 배우고, 그 과정에서 성장한다. 중요한 것은 좌절하지 않고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이다. 성적은 부여되지 않으며, 학생들은 스스로 배움과 성장을 나누고 평가하는 시간을 가진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자발적으로 하고 싶은 것을 찾아 공동의 목표를 위해 소통하고 협력하면서 '더불어 사는 세상'의 가치를 배운다.
일반 학교의 프로젝트 활동과 다른 가장 큰 특징은 ‘평가’에 있다. 일반 학교에서의 평가는 점수를 매기기 위한 교사의 행위이지만, 은하수 자치프로젝트는 자신의 성장을 위해 스스로 수행하는 프로젝트의 중요한 과정이다. 즉, 아무에게도 평가받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결과보다는 스스로 참여하고 결정하고 만들어가는 과정을 중시한다. 실패할 수도 있지만, 그 실패를 통해서도 성장할 수 있다고 믿는다.
또 다른 특징은 나눔과 연대에 있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프로젝트를 통해 얻은 배움을 어떻게 공익화할 것인가를 계획한다. 프로젝트가 기획된 후에는 은하수 전체의 프로젝트를 공유하며 연대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프로젝트 넘나들기’, 프로젝트 실행 과정에서 서로의 상황과 어려움을 공유하며 응원하는 ‘중간 성장나눔회’, 프로젝트 종료 후에는 한해살이 전반의 활동을 함께 나누고 성장을 축하하는 ‘한해살이 성장나눔회’ 등 끊임없이 순환을 시도한다.
은하수학교는 청소년이 주인이 되는 학교다. 청소년을 지원하는 길잡이교사, 운영지원팀까지 총 세 주체가 협력하여 운영한다. 이들 각각의 역할은 자율적이고 평등한 관계를 바탕으로 학교의 운영을 이루어가며, 민주적 자치의 핵심 가치를 실현하는 데 기여한다.
청소년자치회는 프로젝트 팀장과 자원하는 청소년으로 구성된다. 전체 청소년 150명 중 보통 3~40명 정도가 참여한다. 청소년들이 각 프로젝트 활동을 공유하고, 중간성장나눔회나 자치행사 같은 공통의 일정을 기획하고 운영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민주적 의사결정 과정을 경험하고, 협력의 중요성을 배운다. 청소년자치회는 학교 내 갈등을 조정하며,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해결책을 모색한다.
은하수학교에서 교사는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청소년의 성장을 지원하는 ‘길잡이’의 역할을 맡는다. 길잡이교사회는 전체 길잡이교사로 구성되어 있다. 길잡이교사는 매년 30여명이 모집된다. 길잡이교사는 학생들의 주도적인 학습과 성장을 돕는다. 청소년을 보다 잘 지원하기 위해서는 교사 간 협력과 상호교류가 필수적이다. 정례회에서는 프로젝트 상황을 공유하고, 프로젝트별로 연대할 방안을 논의한다. 청소년자치회가 기획한 행사에 피드백을 제시하는 등 은하수학교 운영에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운영지원팀은 은하수학교의 행정적 지원을 담당한다.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의 장학사 1명과 파견교사 2명, 주무관 3명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들은 학교 운영이 원활히 이루어지도록 예산, 시설 관리 등 실질적인 부분을 지원한다. 또한, 청소년자치회와 길잡이교사회의 의사결정이 실현될 수 있도록 필요한 자원을 제공한다. 마을기관과 은하수학교를 연결시키며 학생들의 보다 폭럽을 활동을 지원하는 환경을 마련한다.
은하수자치회는 청소년자치회, 길잡이교사, 운영지원팀이 모여 학교의 문제를 협의하고 해결하는 기구다. 청소년 8할, 어른 2할의 비율로 구성된다. 각 주체는 동등한 입장에서 의견을 나누고 의사결정을 한다. 이 과정에서 민주적 의사결정이 이루어지고,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한다. 이를 통해 청소년들은 공동체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경험을 쌓고, 민주적 의사결정과 자치의 가치를 체득한다.
은하수학교는 청소년, 길잡이교사, 운영지원팀의 유기적인 화합으로 이루어진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공동체 내에서 협력하고 존중하는 관계를 배우며, 자치와 민주주의의 가치를 실현한다.
서클 프로세스는 자기 자신과 타인을 환대함으로써 구성원들이 서로 연결될 수 있도록 돕는 구조화된 소통 방식이다. 둥글게 마주 앉아 순서대로 이야기를 나누는 형태로 진행되며, 모든 참여자의 목소리가 동등하게 존중되는 안전하고 민주적인 공간을 만든다. 은하수학교는 첫 자치학교추진단 워크숍 때부터 서클 프로세스를 핵심 소통 시스템으로 도입했다. 이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의견이 존중되는 학교 문화를 형성하기 위해서였다. 초기에는 협력기관인 ‘회복적생활교육센터’의 지원을 받아 서클을 운영했으며, 이후 지속적인 성장 연수를 통해 은하수학교의 청소년과 길잡이교사들도 서클을 직접 진행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은하수학교에서는 온·오프라인 여부와 관계없이 다양한 활동에 서클 프로세스를 적용한다. 각종 워크숍, 자치회의(청소년자치회의, 길잡이교사회 등), 그리고 일상의 프로젝트 활동에서도 서클을 활용하여 시작과 마무리를 한다. 서클 안에서 모든 구성원의 목소리를 경청하며, 다수 의견을 무조건 따르는 것이 아니라 소수 의견을 낸 사람에게도 충분한 설명과 양해를 구하는 방식으로 의사결정을 진행한다. 또한, 서로를 평가하거나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태도를 유지한다.
서클 프로세스는 단순한 회의 방식이 아니라 공동체의 신뢰를 쌓고 갈등을 해결하는 중요한 도구이기도 하다. 회복적 정의를 실천할 수 있는 대표적인 방식으로, 공동체 내에서 크고 작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준다. 서클을 운영할 때는 여닫는 의식과 기본 규칙을 정하고, 발언 시에는 ‘토킹 피스’를 사용하여 그것을 가진 사람만이 발언할 수 있도록 한다. 이를 통해 모든 참여자는 경청과 존중을 실천하며, 안전한 공간 속에서 서로 깊이 연결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일부 참여자들은 처음에는 서클 프로세스가 낯설고 의사결정이 느리다고 느끼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대다수의 청소년들은 서클을 통해 ‘존중받는 느낌’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고,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하며 내 생각을 더 잘 표현할 수 있게 된 것’을 가장 큰 성장으로 인식했다. 이는 서클 프로세스가 단순한 대화 방식이 아니라, 민주적인 공동체 문화의 핵심 요소임을 보여준다.
서클 프로세스를 통한 의사결정 과정은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공동체의 결속력이 강화되고, 구성원들이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는 배움이 일어난다. 은하수학교에서 서클 프로세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서클을 통해 우리는 더 나은 공동체를 만들어가며, 구성원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문화를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
은하수학교 청소년은 중1부터 고3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청소년들이 함께한다. 청소년 주도 프로젝트는 학년의 구분 없이 ‘무학년제’로 운영된다. 배움은 일정 나이로 구분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특정 나이에 따라 ‘배워야할 것’이 아닌, 비슷한 흥미와 욕구를 지닌 청소년들이 모여 자발적으로 배움을 구성한다. 프로젝트는 원하는 주제와 흥미에 따라 무학년제로 이루어진다. 프로젝트를 통해 실제 문제를 해결할 때 교과 지식이 필수적인 건 아니다. 그래서인지 배경지식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상호작용하는 데 차이가 미비하다.
무학년제의 가장 큰 장점은 다양성이다. 전통적인 학교에서는 대부분 같은 학년의 친구들과만 어울리게 되지만, 은하수학교에서는 연령과 학년을 넘어서는 소통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다양한 배경을 가진 청소년들이 모여 협력하고 아이디어를 교환할 수 있다. 아이들이 어른과 대화를 나누는 경험은 흔치 않다. 중학생 또한 경험 많은 고등학생들과 힘을 합치는 일이 흔치 않다.
처음에는 학년 차이가 크고, 경험의 차이도 뚜렷해 소통이 어색할 수 있다. 초반에는 차이가 많은 중1과 고3이 서로의 생각이나 행동을 이해하기 어려워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의 다름을 받아들이고, 협력하는 과정에서 이 장벽은 조금씩 허물어졌다. 프로젝트 과정에서 서로의 강점을 부각시키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저학년 청소년들은 고학년에게 질문을 통해 배우고, 고학년 청소년들은 저학년에게서 신선한 아이디어를 얻으며 상호 보완하는 관계로 발전한다. 무학년제 덕분에 학년의 틀을 넘어서 보다 넓은 시각을 가지게 된다.
은하수학교에서는 평등한 소통을 위해 별칭을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진정한 연대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민주적인 의사소통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학교에서 선·후배, 교사와 학생 간에 당 연하듯 여겨지는 위계질서가 방해될 수 있다. 따라서 자치배움터에서는 학생의 주도성 발휘와 구성원 간 수평적 관계 형성, 민주적 의사소통을 위해 자신의 개성이 담긴 별칭을 사용한다.
청소년과 교사는 첫 만남에서 스스로 의미를 담아 별칭을 만들고 소개한다. 개성 넘치는 별칭이 많다. 각각의 별칭은 그 사람의 특징이나 성격을 반영하며, 그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나 의미가 담겨 있다. ‘슬아’는 ‘슬기롭고 아름다운 사람‘이 되고 싶어서, ‘오랑주리’는 프랑스의 오랑주리 미술관에 갔던 경험이 인상적이라 만든 별칭이다. ‘몽상가’는 늘 꿈꾸는 것을 좋아하는 성향을 반영한 것이며, ‘깨꽁’은 어릴 적 부모님의 애칭에서 유래한 것이다. 이렇게 개성이 담긴 별칭을 나누다 보면 빠르게 친밀감을 형성할 수 있다. 서로의 별칭을 나누면 기억하기 쉽다는 장점도이 있다.
별칭을 사용한다고 해서 반말은 하는 건 아니다. 서로 경어체를 사용하며 ‘00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한다. 덕분에 평등한 존중의 관계가 생긴다. 나이에 상관없이 평등하게 별칭을 부르며 소통의 벽이 낮아진다. 청소년은 물론 길잡이교사도 서로를 별칭으로 부른다. 이와 같은 문화 덕분에 무학년제 또한 자연스럽게 자리 잡을 수 있었다고 본다.
별칭은 일종의 ‘잠재적 교육과정’으로 작용한다. 서로 별칭과 존댓말을 사용하는 관계는 은하수학교 구성원 간 평등한 존중의 문화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
은하수학교 바깥에서도 학교의 활동을 지원하고 연결해주는 다양한 존재들이 있다. 보다 확장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마을 차원의 지원이 필수적이다. 은하수학교는 단순히 학생들에게 교육을 제공하는 장소를 넘어서, 지역사회와 협력하여 더 풍성한 배움의 장을 만들어가고 있다.
은하수학교는 매년 다양한 마을 기관들과 MOU를 체결한다. 그동안 경인교대, 꾸물꾸물문화학교, 스마일퓨처, 청소년놀이마당연구소, 좋은교사회복적생활교육센터, 청소년인권복지센터내일, 도든아트하우스, 청청프로젝트연구소, 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와 같은 다양한 마을 기관과 MOU를 맺어왔다.
꾸물꾸물문화학교와 ‘인현동 1999’를 주제로 한 스크린 판화를 제작하거나, 청청프로젝트연구소와 프로젝트 기록용 영상과 책자를 제작하기도 했다. 회관에서 다 제공하지 못하는 배움의 자원을 확장시켜 준다.
초기에는 운영지원팀이 중심이 되어 MOU 기관들과 연대하며 활동을 진행해왔다. 시간이 흐르면서 은하수학교 내의 다양한 프로젝트가 마을 기관들과 직접 연결되는 경우도 생겼다. 기부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청소년들이 직접 중구노인복지관에 직접 연락해 재가노인복지사업에 참여하는 등 이제는 각 프로젝트가 자연스럽게 마을과의 협력 관계를 찾고, 마을 차원에서의 지원을 받으며 활동의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마을의 자원을 소비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배움을 마을에 나누는 것으로 이어진다. ‘중간, 한해살이 성장나눔회’와 같은 마을 개방 행사에서는 지역 주민들과 함께 학교 밖 활동을 공유하고, 지역 사회와의 교류를 이루었다. ‘다온의 날’ 행사를 개최하여 청소년들이 만든 작품을 작품을 전시하고 직접 만든 비누, 방향제, 도자기 등의 물품을 나눴다. 어린이들을 위한 부스를 운영하기도 했다.
은하수학교는 마을교육공동체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은하수학교는 지역 사회와의 밀접한 연계를 통해 더 넓은 세상과 소통하는 교육을 추구한다. 마을과의 연결을 통해 청소년들은 다양한 세대와 경험을 나누고, 자신이 속한 지역사회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며 성장할 수 있다.
※참고문헌
박숙영. 평화로운 공동체를 세우는, 회복적 생활교육. 서울교욱 특별기획 2019 가을호 (236호)
Kay Pranis(2018), 서클 프로세스, 대장간.
장수지. (2022). 청소년 자치배움터의 학교문화가 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 : 은하수학교 예술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석사학위논문, 한국교원대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