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주고 싶었던 교육, 책에서 실마리를 얻다

by 드림풀러

[착잡한 마음은 뒤로하고 현실을 받아들이다]


아이의 정서상, 우리의 교육방향상으로 미디어기기를 멀리하는게 맞다고 생각했기에 아이들이 태어나면서부터 미디어노출을 하지 않았다.

미디어를 보여주면 한 번에 해결될 상황들도 미디어 노출 없이 벗어나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해야했고, 많은 유혹에 버티기도 해야했다.

외식을 나가면 아이가 미디어 노출 없이 식사 시간을 잘 버텨야 하기 때문에 미술도구들을 바리바리 싸서 다녔고, 서로 번갈아 가면서 먹으며 아이를 먼저 밖에 데리고 나가기도 했다.

외식도 늦게 시작했다.

아이가 공공예절이라는걸 이해하는 나이가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외식했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 정도의 분위기, 장소를 정해서 제한적으로 외식을 다녔다.

집에는 TV가 없고, 미디어 노출로 얻을 수 있는 잠깐의 휴식도 포기했다.

이렇게 노력해온 우리 부부에게 학교에서 미디어 기기를 준다는건 한사코 피하고 싶은 상황이었다.

청소년도 아닌 아동기에 학교에서 미디어기기를 쥐어준다는 이야기를 듣고 우리 부부는 좌절했다.


그러나 다른 방법이 없었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하지만 어디로 떠나야 할지도 모르겠고, 떠날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일단 나는 현실에 순응하기로 했다.

지금 돌아보면 답습하며 제일 안전하다고 느끼는게 인간이라고 하니, 어쩌면 내가 살아온 길을 내 아이도 걷게 하는 것이 제일 안전하다고 느꼈겠다싶다.

현실을 바꾸려면 큰 용기와 힘이 필요하고 동일한 의견을 가진 많은 사람들이 한 곳에 모여야 한다.

하지만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 몇 없기도 하고, 몇 없는 사람들을 모아 힘있는 의견으로 만들기에 나는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주어진 현실에 순응하며 지낼 수 있도록 급한대로 "미디어기기를 현명하게 활용하는 방법"과 "미디어기기를 사용할 때 아이와 해야 하는 약속"과 관련해서 정보를 얻고자 했다.

미디어기기가 가지고 있는 위력을 알고 있기 때문에 아이와 미디어기기를 놓고 벌어질 싸움에 철저히 대비하려함이었다.

주어진 현실을 피할 수 없다면 현명하게 넘어가기를 바라는 마음에 디지털 교육, 디지털 기기와 같은 키워드의 책들을 살펴보았다.

이런 마음으로 선택했던 책에서 의외의 실마리를 얻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책에서 새로운 길을 발견하다]


가끔씩 도서관 육아코너에 가서 관심있는 제목들을 살펴본다.

그러다 꽂히는 제목이 있으면 잔뜩 빌려와서 읽는다.

그 날도 어김없이 도서관 육아코너를 기웃거리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발견한 책!

"좋은 엄마가 스마트폰을 이긴다"라는 책이었다.

저자를 살펴보니 교육현장을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접하고 있는 교사들이 모여 책을 엮었다고 하니 책에서 신뢰도가 확! 높게 느꼈다.


책을 대출해 와서 집에 읽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폰과 미디어기기로 인해 아이들이 겪는 상황들이 훨씬 더 안좋았기 때문이다.

"진짜 큰일이구나..."라는 생각에 무거운 마음으로 읽어내려갔다.

책 속의 선생님들이 말한 현실에서 아이를 키우자니 암담하기만 했다.

그냥 현실을 모르는게 차라리 나을까 싶다가도 모르면 대비조차 할 수 없다는 일념으로 끝까지 읽어갔다.

아마 중간에 책을 덮어버렸다면 실마리를 발견하지 못했을걸 생각하면 끝까지 읽길 잘했다 싶다.

책 뒷부분을 읽자 스마트폰을 현명하게 사용하는 방법들을 소개한 부분과 함께 나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들이 있었다.


바로 "대안학교"였다.

책에서 마주한 "디지털 프리학교"라는 단어 자체가 신기했다.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교육자 분들과 부모들이 있다는 사실에 안도감도 들었고 감사한 마음까지 들었다.

책에서 디지털 프리 학교들이 몇 군데 소개되어 있었다.


그 속에서 만나게 된게 바로 "발도르프 학교"였다.

유아교육 전공을 하며 "발도르프 접근법"이란걸 다룬 적이 있어서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흔히 다른 졸업생들과 마찬가지로 현장에서 일하면서 홀연히 잊어버렸다.

발도르프 접근법으로 접해보았지만 발도르프 철학으로 운영되는 학교가 있다는 사실은 처음 알았다.

일단 디지털 프리학교라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나의 호기심과 관심을 갖져가기 충분한 학교였다.

책에서는 대표적으로 부산에 있는 발도르프 학교가 있다고 적혀 있는 글을 보고 궁금한 마음에 늦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찾아보았다.

찾아본 결과 부산 뿐만 아니라 전국구로 생각보다 발도르프 학교가 꽤 운영되고 있었다.

그렇게 우리 부부와 발도르프학교의 첫 인연이 시작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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